본사 창간 11주년 창간 기념사 <류용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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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창간 11주년 창간 기념사 <류용철 대표이사>
  • 류용철
  • 승인 2017.04.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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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이 치킨집보다 못 하다”
 

뒤 돌아 보았다. 필자가 몸을 담은 목포시민신문이 11년의 생일을 맞았다. 꽤 오랜 세월 지속해 온 듯하다. 척박한 지역 언론의 환경에서 지역 신문을 그것도 주간 신문을 한다는 일은 참 힘든 일인 것 같다. 언론인으로써 그렇게 명예도 얻을 수 없고 그렇다고 돈을 벌 수 없는 일을 이리도 오랫동안 했으니 정신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주변에도 참 이상한 사람이라고 보는 이도 종종 있다.

이런 ‘볼품없는(?)’ 지역신문을 10년 동안 했다고 하니 어떤 이는 “참 대단하다. 치킨집보다 못한 일을 길게도 하네”라고 비야냥거리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꾸할 자신은 없다. 꿀꿀한 기분으로 귀가한다. 안 좋은 일은 항상 안 좋은 일을 부른다는 머피의 법칙처럼 가족은 또 나를 구석에 몰아세운다. 그렇다고 잘날 채 하며 싸울 수도 없는 상황. 말없이 돌아서고 만다.

11년 동안 본사를 걸쳐 간 인사들을 떠올려본다. 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론 현장을 떠났다. 대기업처럼 수백 명의 직원이 떠난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이 이직을 했다. 시작을 거창하게 한 것도 아니지만 그 때보다 많이 작아졌다. 떠 난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다. 정치적 이유로, 경제적 이유로든, 또 어떤 이유로 든 봄꽃이 피었다 지듯이 말없이 사라져 갔다.

신문을 업으로 삼고 살아온 지 20년이 넘었다. 지역에서 신문기자로 살아가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야하는지 모른다.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지성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해야하는지 모른다. 이렇게 포기하고 살아가다보면 지역에서 신문기자는 심부름센터 직원보다 못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이런 처참한 비굴한 대접에도 참아야하는 경우가 다반사(茶飯事)다. 쓰레기 불법 처리 재활용 회사를 협박한 주재기자 3명이 구속됐다. 이권을 빌미로 거액을 챙긴 주재기자도 구속됐다. 주재기자들의 비위에 지역 언론계가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참 슬픈 현실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언론인의 자세를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많은 언론인들에게 참 부끄러운 일이다. 주재기자들의 잇따른 범죄 행위가 비단 그들만의 일만은 아닌듯하다. 지역의 척박한 언론환경에서 기인한듯하다. 범죄 연루된 이들은 주재기자이다. 신문사들이 지역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주재기자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도출시키고 있다.
 

목포시청을 출입하는 기자가 129명에 달한다. 방송기자 몇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재기자와 인터넷 기자이다. 변화된 언론환경에 맞춰 인터넷을 이용해 기자들이 취재현장을 누빈다.  또, 전국의 각종 신문사의 주재기자들이 대부분이다.
 

언론환경의 변화에 맞물려 지역에 많은 기자들이 양산됐다. 하지만 양적 팽창만 있을 뿐 언론환경의 질적 개선은 전혀 이루지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병폐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잘못된 언론은 건전한 지역을 견인해 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최순실 박근혜 국정논단 책임을 우리는 언론에게도 묻는다. 언론이 죽은 사회는 건전한 여론과 건전한 지역발전을 형성해 낼 수 없다. 이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권력자를 감시하는 유일한 방법이 언론이다. 언론은 한 사회가 올바르고 건전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목포의 발전을 위해 지역 언론의 올바른 질적 향상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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