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서 요란한 휴대전화 통화소음 배려없는 행동, 스스로 자제해야
상태바
공공장소서 요란한 휴대전화 통화소음 배려없는 행동, 스스로 자제해야
  • 류용철
  • 승인 2017.05.24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포시민신문 대표이사 유용철
본사 대표이사.

병원 진료실.
“드르륵~드르륵” 요란스럽게 휴대전화가 울린다. 의사가 주사 진료를 멈추고 휴대전화를 받는다. 주사치료를 잠깐 멈춘 상태로 환자는 돌아 누어있었다.
“저녁 약속 북항 회 소주집이 좋다. 그때 보자. 환자가 늦게 와서 조금 늦을 것 같다” 등 친구와 사소한 이야기이다. 환자 치료를 방침할 만큼 급한 전화는 아닌 듯 한다.

지난 16일 목포시의회 상임위 회의실.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모의원이 휴대전화를 받고 정중하게 말한다. “내가 알아보니 별 것 아닙디다. 지금 회의 중이니 조금 있다 전화할께요” 질의 답변이 이어지는 순간에 통화 음성은 분위기를 깨기에 충분했다.

그 의원은 전화를 끝고 자신 질의를 한다. 예의에 맞지 않고 배려 없는 행동이다. 귀를 틀어막을 수도, 전화를 끊으라고 소리칠 수도 없었다. 모두 조용히 회의에 몰입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화 통화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것 처럼 보였다. 흘깃흘깃 통화하는 사람을 쳐다보기도 하고 통화가 길어지자 신경질적인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얼추 밤 열 시가 넘은 시간. 손님이 얼마 되지 않아 버스 안은 조용했다. 실내등도 꺼 놓아 컴컴한데 이런 정적을 깨고 "삐리리리릭 삐리리리릭" 휴대전화 신호음이 조용한 버스 안을 요란하게 흔들었다.
"아, 그거 그렇게 하면 돼. 아니, 그러면 안 된단 말이야. 스위치를 잘 맞추고 돌리면 돼. 응 그래. 그래. 5분 있으면 도착할 거야. 그래. 안 되면 내가 도착해서 봐줄게. 알았어. 그래. 그래. 그렇단 말이야!" 통화 내용이었다.
내용으로 보면 무슨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데 잘 안 되는지 가전제품을 잘 못 써서 묻는 것인지, 집에 들어가서 자기가 만져 준다고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몇 안 되는 승객은 모두 그의 통화 내용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무런 이유 없이 남의 사생활에 끼어들게 된 것이다.

얼마 전 국제적인 잡지에 실린 기사가 나를 놀라게 했다. 비둘기나 제비 같은 새들은 제가 낸 전파를 따라 제 둥지를 찾아간다고 하는데, 요즈음 너무 많은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전파가 혼잡해 새들은 자기가 낸 전파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새들은 제집도 못 찾고 방황하게 되고 길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봄날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제비가 점차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잠시의 편리가 새들의 생태계까지 교란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새인 검독수리는 지금 미국에서 얼마 남지 않은 보호새이다. 검독수리 한 쌍이 도로 옆 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데, 만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곳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한다면 그 검독수리도 제 둥지를 찾지 못하게 되지나 않을까 이런 기우까지 생각되는 것이다.

유럽 선진국이나 구미 여러 나라를 다녀보면 어이없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새로운 생각에 눈이 뜨인다. 그들 선진국에서는 휴대전화가 우리나라에서처럼 그렇게 유행하지 않고 또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통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휴대전화가 없었어도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온 세월이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휴대전화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스스로 기계문명에 속박받기를 원하게 되었고,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대다수 사람이 기계문명의 이기를 추구해 왔고 자연스럽게 거기에 안주하게 되었다. 휴대전화의 과다 사용으로 새들이 제집을 찾지 못하는 사회, 강의하는 선생님의 교육적 권위가 휴대전화의 잡음으로 전락하고 만 세태, 나뭇잎 부딪는 소리, 새들의 쫑알대는 소리, 바위 위를 구르는 골짝 물소리보다 휴대전화의 발신음에 더욱 신경 쓰는 많은 사람이 어찌 보면 불쌍하고 안타깝기까지 한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버스, 전철이 제집 안방인 양 아무 거리낌 없이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그들의 통화에 빨려 들어가 그들로 인해 내 존재 가치가 순간 상실된다고 느껴질 때 나는 커다란 서글픔을 느낀다. 이런 생각을 하는 지금도 버스 한구석에서는 "삐리리리릭 삐리리리릭" 휴대전화 소리가 요란하다.
"아! 그래, 그래! 여기 버스 안이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