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암산 생태통로(Eco-corridor) 설치는 에코시티의 시작
상태바
입암산 생태통로(Eco-corridor) 설치는 에코시티의 시작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7.06.27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최근 목포 입암산에서 백년대로를 거쳐 용라산 자락과 연결시키는 생태통로 설치가 진행중이다. 아마도 이 생태통로가 완성이 되면 목포에서는 처음으로 도시 녹지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생태통로는 원래 한 덩어리였던 대지나 녹지대가 도로나 댐 등 인공구조물에 의하여 동물의 서식처가 절단되고 단절된 것을 야생동물이 다시 지나다닐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물을 일컫는다. 『자연환경보전법』 제2조에 의하면, 인공적으로 단절된 서식처를 다시 복원하거나 구조물을 설치하여 생태적으로 환원시키도록 하고 있다. 여러 가지 구조적인 특성에 따라서 생태통로를 에코브리지로 설명하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속도로이다. 직선형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다 보면 녹지대를 단절하거나 터널을 설치하여 관통시켜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터널의 경우, 건설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과거에는 녹지대를 절단하여 도로를 건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고속도로를 넘어서 도로로 들어오는 동물들이 사고로 죽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고, 인명사고도 늘어나게 되었다. 도로가 건설되기 전에는 동물들이 자유로운 서식처였고 이동통로였던 곳이기 때문에 동물들은 무의식적으로 도로를 건너게 된다. 이렇게 도로변에 동물이 죽는 것을 로드킬(Road Kill)이라고 한다.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동물이 사고로 죽는다. 개와 고양이 뿐 아니라 강원도에서는 고라니, 사슴, 너구리, 뱀, 개구리 등 야생동물들이 차에 치여서 죽어간다. 이러한 서식처의 단절과 생물 이동의 절단을 인공적으로 복원해서 최소한 생물이동통로를 확보시키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것이 생태통로 설치의 목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에 생태통로를 많이 설치하였다. 의왕시 고천동~화성군 사이에 있는 오봉산 생태연결통로, 까치산 생태통로, 월악산 생태통로를 비롯하여 경기도, 강원도, 서울 근교에 많이 설치하였다. 그러나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서 설치한 생태통로는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 즉, 원래 생태통로의 기능대로라면 동물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로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함에도 동물 대신에 인간이 지나가는 통로, 즉 새로운 육교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인간과 동물이 사이좋게 통로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입암산에 설치되는 생태통로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떤 동물이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생동물의 이동 보다는 사람의 이동, 즉 등산객의 이동 편의를 위하여 만드는 것이 주요 목적일 것이다. 입암산을 자주 등반하는 한 사람으로서 걷다 보면 왠지 길이 좀 부족해서 아쉽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좀 더 걸었으면 하고 걷다가 보면 건널목, 신호등에서 막힌다. 신도시 건설에 따른 도로확장으로 단절된 목포의 녹지대, 산, 하천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작업은 생태도시 목포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입암산 생태통로의 설치는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단, 명색이 생태통로로 명칭이 지어진다면, 새로운 육교로서의 기능 보다는 도시녹지 네트워크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좀 더 부여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태통로 건설에 필요한 식생도입, 물리적 구조, 그리고 꾸준한 관리방안을 철저하게 고려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길 바란다.

 

끝으로, 입암산 생태통로 설치를 시작으로 목포시내에 단절된 녹지대와 생태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나아가서는 지속적인 도시 생태계 복원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녹지정책이 수립되길 바란다.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