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선어생산자 협동조합 어민들이 파는 생선 ‘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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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선어생산자 협동조합 어민들이 파는 생선 ‘어생’
  • 최지우
  • 승인 2017.06.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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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선창의 젊은 12인방 수산물 판매 새지평을 열다
▲ 위쪽 장정우, 전윤범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장재영, 강종재, 박승우, 송윤봉, 김기홍, 이현 맨 아랫줄 왼쪽부터 배상진, 상무님, 김동민, 장희채, 이성출.

[목포시민신문=최지우기자]한 직장은 물론 한 가지 직업을 평생 이어가는 사람이 드문 시대이다. 대를 이어 하나의 일을 이어가는 가족도 찾아보기 힘든 시대이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그만큼의 가치와 즐거움을 발견한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모두들 더 높고 화려하고 더 편하고 안락한 삶을 꿈꾸는 시대에 아버지의 뒤를 잇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가업을 잇는 다는 것은 단순히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사명감만으로도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자신의 생을 걸고, 가족의 내일까지 쏟아 붇는 일이 가업이다.

스스로 원했던, 어쩔 수 없이 떠밀렸던 간에, 같은 업종의 가업을 잇는 12명의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뭉쳤다.

목포선어생산자 협동조합 어민들이 파는 생선 ‘어생’

이들은 생산에서 가공, 판매까지 전 공정에 직접 참여하며, 어시장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어민들이 파는 생선 ‘어생’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항구도시 목포에는 여객선 터미널을 기점으로 생선과 선구들을 파는 선창가가 있다. 선창에서 나고 아버지가 배사업을 하는 것을 보며 자라던 젊은이들은 뜻하지 않은 사고나 병사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갑가기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익숙함이지만 막상 자신이 해야 하면서 낯설게 다가왔다. 그런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엔 5명의 뜻 맞는 젊은이들로 시작 됐다. 서로 이름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들이 더 친했기에 만남은 따로 없던 사이였었다. 아버지의 자리에서 새벽 경매에 참가하게 되면서 알음알음 모인 것이 동기였다.

장재영씨는 “아버지 세대에는 오랜 시간 직접 선장과 선주를 하면서 모든 사정을 잘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갑자기 뛰어든 만큼 모든 것이 미숙했다. 하지만 젊었기에 잘 하고 싶었다. 가업을 이어가는 만큼 어제의 모습이 아닌 내일의 발전된 모습으로 키워가고 싶었다. 현재는 12명의 조합원들이 있고, 연령대는 3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있다.”고 어생의 출발을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선창의 지지는 전폭적이다. 흔히 요즘 젊은이들로 대변되는 개성강하고 이기적인 모습이 아닌 서로 협동하고 지역을 위해 일하는 젊은이 들에게 목포 선창의 밝은 미래를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들도 어생에 넣어 달라는 분도 있고, 젊은 사람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는 격려와 함께, 젊은 선창으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있다.

박승우대표는 “작은 모임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이 2015년도 6월이었다. 생산부터 소비자에게까지 더 싱싱한 생선을 더 저렴하게  직거래를 해보자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다들 인맥이 있었기에 처음엔 어려웠다. 다행스럽게 목포항구축제 파시에 참가하면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들의 판매는 대부분 주문판매다. 어생에서 가장 인기 좋은 품목은 흑산도에서 직접 잡은 홍어다. 단지 흑산수협에 위판을 하지 않기에 흑산홍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지만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은 우리 홍어를 판매하기에 그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12척의 배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제철생선이 구비 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조업에 나가있는 각 배의 조업량을 확인 하고 소비자에게 언제까지 생선을 보내줄 수 있는지 알려 준다. 그러다 보니 싱싱하고 값싼 생선을 맛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와 입소문으로 어생의 인지도는 높아가고 있다.

임정필전무는 “한 달에 두 번 있는 조금때가 생선이 가장 싸고 싱싱하다. 우리가 직접 잡은 생선이기에 확실한 품질보증으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 싱싱한 제철생선을 직접 손질해서 진공포장을 하고 급랭을 해서 판매위탁판매 하고 있다. 핵가족시대와 1인 세대를 겨냥한 소포장도 연구 중이고,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공도 연구 중에 있다”고 했다.

▲ 목포선어생산자 협동조합 '어생'의 로고.

젊은 그들이 생각하는  본업은 생산이다. 어민이라는 본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이 목포를 벗어나는 기회는 좀체 오지 않는다.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다르다는 그들의 하소연이다. .

장재영씨는 “배가 한번 나가는데 준비할 것이 많이 있다. 조업에 필요한 선구품이나 선원들의 식량, 필수품 등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작업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에 배가 나가있는 동안에는 목포를 벗어나기 가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래도 다들 같이 모여서 일을 하면서 얻는 시너지가 크단다. 아마 혼자서 했더라면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큰 이익을 안보면서도 유지 할 수 있는 것은 여럿이 같이 의 힘이다.

젊은 선창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어획량의 감소와 인구감소, 정책 부재 등이 가장 큰 난관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기후만, 시대의 변화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들은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당초 계획했던 많은 꿈 중에서 어생이라는 생선판매회사 하나만을 이룬 셈이다. 12명이서 각자 하나의 회사를 가지고 같이의 무서운 힘을 발휘하기 위한 행보를 계속 하기 때문이다.

생산과, 판매, 가공은 물론 수출까지 꿈꾸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있다.

박승우 대표는 “우리의 가장 큰 소원은 무사고 만선이다. 예전 목포 항구의 전성기만큼은 아니더라도 항구도시 목포의 명성 젊은 우리가 되찾을 것이다. 어생의 미래는 밝다. 젊은 선창 우리가 만들어 가겠다”는 야무진 각오였다.

아버지를 이어 같은 일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의 시간을 이어가는 노력이 젊은 선창, 젊은 목포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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