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유쾌한 반란, 평균나이 45세 선생님 야구단 'SA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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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유쾌한 반란, 평균나이 45세 선생님 야구단 'SAEMS'
  • 이효빈
  • 승인 2017.07.04 16: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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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야구 하세요?" 열정으로 날리는 한 방 홈~런!!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사회인야구 선수 20만 시대. 힘차게 던진 공을 시원하게 받아내는 재미에 사회인야구를 한다는 건 이제 새로운 이야깃거리도 아니다.

하지만 사회인야구의 역사에 선생님들은 들어가지 못했다. 토요일까지 학교에 근무한 후 일요일은 종교 활동을 가지면 휴일에 야구하기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낭만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야구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주 5일제’가 도왔다.

 드디어 지난 2011년, 주 5일제가 정식으로 실시됨에 따라 목포지역 야구를 사랑하는 ‘쌤’들이 뭉쳐 야구단을 만들었다. ‘쌤’이란 학생들이 선생님을 부르는 애칭이다. 선생님들이 만든 야구단의 이름은 ‘SAEMS(이하 쌤스)’.

지역사회에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SAEMS(쌤스)’ 야구단 김학일(현 덕인중학교 교장)단장을 만나 ‘SAEMS(쌤스)’의 내부를 샅샅이 해부해 보았다.

“나이스 배팅!” 김학일 단장이 경쾌한 소리로 공을 쳐내는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기 2시간 전이면 모여서 연습을 하는 흔한 모습이다. 보통 사회인 야구팀들은 경기 30분 전에 모여 간단한 캐치볼과 펑고(연습 삼아 공을 배트로 치는 것)를 통해 몸을 풀곤 한다. ‘쌤’들은 달랐다. 2011년 12월, 팀을 창단한 후 6년 동안 꾸준히 경기 2시간 전이면 모여서 실력을 쌓아왔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마음속 깊숙이 자리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야구를 즐길 시간은 없었죠. 그런 저희들이 모이니 얼마나 오합지졸이였겠습니까?”

김 단장은 선생님들이 비가 오나 눈이오나 꾸준히 모인 이유를 설명했다. 2011년 창단 후 ‘쌤스’는 전패를 당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연식공으로 연습하곤 했다. 공잡는게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한 결과, 기량은 일취월장 했다.

쌓아온 실력은 1년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2. 12. 제1회 동목포 청년회의소 회장배 우승, 2013. 제5회 블루스타 친선팀 초청 추계리그 준우승, 2014. 제6회 블루스타 친선팀초청 춘계리그 우승, 2014.11 강진 청자배 국민생활체육야구대회 1승1무 1패 성적, 2014. 제6회 블루스타 친선팀 초청 추계리그 우승, 2015. 7. 4 .제7회 블루스타 친선팀 초청 춘계리그 우승, 2015. 11. 진도군수배 생활체육야구대회 3위, 2015.12.26. 제6회블루스타 친선팀 초청 추계리그 우승, 2016.6.25. 세한 메이저리그 12승1패 리그1위, 2016.7.10. 제2회 진도군수배 생활체육야구대회 참가 2승1패 공동3위가 현재 ‘쌤스’의 성적이다.

최하위에서 최상위로 도약한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 (사진 左부터) ‘SAEMS(쌤스)’ 야구단 김학일(덕인중학교 교장)단장과 황인규 덕인중학교 선생.

“어렸을 때 군산 상고 뒤에서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군산 상고 등나무 밑에서 상고 선수들 훈련을 보며 동경의 눈길을 보냈죠. 교편을 잡은 후부터는 야구에 대한 꿈은 묻어둬야만 했어요” 김단장이 야구를 시작하게 된 시발점이란다.

기자에게 유니폼을 자랑하는 김단장의 등번호는 14이다. 왜 하필 ‘14’일까? 기자의 물음에 “주 5일제가 실시되고 나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드디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휴일이 생긴거죠. 부인도 교직에 종사해요. 부인에게 야구를 한다는 허락을 받기 위해 사랑하는 숫자를 알려달라고 말했습니다”라는 로맨틱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쌤스’는 환갑의 나이에 시합을 뛰는 ‘쌤스’ 야구단 고문 정문균 목포고 선생을 비롯해서 야구를 하기 위해 부인이 사랑하는 번호를 등번호로 선택한 김학일 단장, 이준호(삼호고)감독, 김명환 플레잉 코치, 최철호(목포성신고), 김태완(목포혜인자고), 정호균(목포덕인고, 해머스 단장), 김영철(삼호고), 박우길(남악고), 김종석(제일정보고), 이재원(광덕고), 정용곤(화원고), 하경원(우수영중학교), 김봉수(오룡초), 이승룡(목포대성초), 최상훈(목포부영초), 백건웅(목포항도초), 황인규(목포덕인중학교)선생님들로 이루어져 있다.

“즐! 야!”

쌤스의 구호임과 동시에 ‘즐기는 야구’의 준말이다. 동일한 직업으로 이루어져 있는 팀이기 때문에 공감대를 통한 서로간의 결속력이 매우 높다. 시간 조율 또한 서로 비슷한 학교일정으로 인해 시간 맞추기가 수월하다.

단체로 맞춘 야구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지인들에게 한껏 자랑하는 선생님부터 ‘쌤스’ 유니폼을 입고 수업에 들어가시는 선생님까지. 이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모이기만 하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단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동일 직업군으로 인한 고민 상담까지 하고 나면 일주일간의 모든 스트레스는 야구공과 함께 ‘홈런’이다.

야구에 푹 빠져있는 이들은 대회가 열리면 전국 방방곳곳 어디든 찾아가서 경기를 진행한다. 햇빛이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눈바람이 휘몰아치는 한겨울에도 이들은 야구를 한다.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유쾌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쌤스’!

백발이 휘날리는 그날까지 야구를 즐기는 ‘SAEMS(쌤스)’야구단이 되길 소망한다.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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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생 2019-09-02 13:52:36
박우길 선생님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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