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향토기업을 찾아서 - 목포 제1의 향토기업 보해양조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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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향토기업을 찾아서 - 목포 제1의 향토기업 보해양조주식회사
  • 최지우
  • 승인 2017.09.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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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서민들 쓰린 가슴 달래주던 바다처럼 넓고 풍요로운 소주
▲ 보해양조 초창기 공장 전경.

[목포시민신문=최지우기자]목포시민신문은 이번 주부터 3회 연속으로 오랜 시간을 지역민과 함께하며, 지역의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향토기업에 대한 이해와 대·내외적 홍보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지역 향토기업과 창업주의 알려지지 않은 미담을 발굴, 재조명하고 재평가하기 위한 기획기사를 게재한다. 이는 지방자치 시대 지역이 새로운 조명을 받고 시대적 흐름에 맞춰 향토기업의 지역에서의 역할과 관련, 나아갈 바를 제시해 보고자 함이다.

우리 지역 향토기업의 타 지역 이주로 인해 지역민의 관심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고. 후세들의 향토기업에 대한 무지는 불신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향토기업에 대한 재조명은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지며, 기업은 지역과의 밀착 경영을 통한 경영 효과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고, 기업이미지 제고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 보해양조 주식회사의 역사

목포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보해양조주식회사는 1950년 창업자 故 임광행 회장이 설립한 주류전문회사이자, 광주/전남권의 대표적인 주류제조 판매회사로 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1988년에 KOSPI에 상장 하였고, 매취순, 보해골드, 김삿갓, 곰바우, 천년의 아침, 보해복분자주, 잎새주, 아홉시반 등 수많은 히트상품을 제조한 업계에서는 술 잘 만드는 기업으로 인정받는 회사다.

대표주류로는 부드러운 메이플 소주 잎새주”, 보해매실농원에서 직접 생산한 국내산 청매실 만으로 빚어 맛이 순하고 깨끗한 매실주 “매취순”, 최상급의 순수 국내산 복분자 원료 100% 사용한 전설의 힘 “보해복분자주”, 우리쌀 파스퇴르 막걸리 “순희” 등이 있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신제품 소주로 국내 최초로 최고급 천연원료와 단일주정을 사용하여 만든 “월, 강”을 출시하였다. “월”은 사탕수수 단일주정으로 만들어 시원한 맛이 특징이고 “강”은 열대고구마 단일주정으로 깔끔한 맛을 특징으로 내세워 수도권 시장공략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본사는 전라남도 목포시 호남로68번길 36 (대안동)에 있고, 공장은 전라남도 장성군 장성읍 보해길 41에 위치하고 있으며, 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좋은 물을 찾아 나선 끝에 1990년 물 좋기로 유명한 노령산맥 줄기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에 공장을 설립하여 현재까지 방울샘 지하 250m 천연암반수를 사용하여 모든 주류를 제조하고 있다. 전국 각 주요지역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최초의 주류전문회사이고, 수출시장도 소주 매실주 복분자주 막걸리 등 다양한 주류로 일본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호주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4년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을 두드려 호평을 받았으며 특이한 병 디자인으로 "럭비공 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계와인 경쟁대회에서 은, 동메달을 수상하면서 더 큰 계기를 맞게 됐다. 2005년 보해 복분자가 APEC 정상 만찬주에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도 화제였다.

2008년 노사상생 우수기업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도 노사 상생으로 전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창업주 고 임광행 회장

▲ 창업주 고 임광행 회장.

임광행 회장은 지난 1919년 무안에서 태어났다. 목포상업전수학교(전 목포상고)를 마친 뒤  17세에 목포 시내 중심가에 있던 야마모토 잡화도매상의 견습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일본인 7명, 조선인 8명 정도가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성실함과 예의 바름으로 늘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처음부터 술을 만들었던 건 아니었다. 야마모토 상점에서 일하는 동안 사업가의 기본인 정직과 신용을 배운 임 회장은 20대 중반이라는 이른 나이에 독립하여 광림상회를 개업했다. 목포 인근 도서 지역에서 생산된 가장 질 좋은 김을 비롯, 다양한 건어물과 소금 등을 들여와 일본인에게 주로 판매했다. 조금이라도 질이 낮은 상품은 아예 팔지 않았고, 그의 품질에 대한 고집이 입소문이 나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빗발쳤다. ‘재산보다 중요한 것이 정직’이라는 신조를 가슴에 품고, 특유의 넉살 좋은 사교성으로 인맥을 쌓아 점차 사업이 번창하게 되었다.

광복 이후, 임 회장의 사업은 큰 전환기를 맞았다. 1950년 2월에 탁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을 인수하게 된 그는 광림주조장을 설립했다. 광림주조장은 현재 보해의 모태가 된 회사다. 임 회장은 탁주 제조 시설을 갖추고 우마차, 리어카, 자전거로 술을 직접 배달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내 식량 사정은 매우 심각해졌다. 모두가 먹고 살기 어려웠던 그 때, 다행히 광림주조장은 파괴와 살상의 총칼에서 빗겨갔지만 임 회장은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주민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당시 술 아랭이(찌꺼기)는 타 양조장에서는 돈을 받고 판매할 만큼 귀하고, 수입원이 되는 품목이었지만 임 회장은 이를 지역 주민에게 전부 공짜로 나눠줬다. 무상으로 나눠준 술 아랭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인심을 가져다 줬고, 덕분에 주조장은 주민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임 회장은 돈보다 귀한 것이 인심이라 여겼다. 배고프지 않고 잘 살아야 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목포에서는 “임 씨네 술을 공짜로 안 마셔본 사람이 없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향후 보해가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사람을 중시했던 그의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일화는 또 있다.

1970년대 영업사원들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 마저도 부족해 선배가 타던 것을 물려받아 타야했다. 그런데 한 인턴사원이 실수로 회사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당시 자전거 한 대 가격은 1만 5천 원. 인턴사원 월급은 5천 원에 불과했다. 밤새 전전긍긍한 끝에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새 자전거를 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임광행 회장은 당사자를 따로 불렀다. 임 회장은 회사 물품을 잃어버린 사실을 꾸짖지 않았다. 대신 사비를 털어서까지 자전거를 구입해 역할을 다한 인턴사원의 책임감을 특별히 칭찬했다. 불호령이 떨어질까 조마조마했던 인턴사원은 책임감 있는 직원이란 칭찬에 큰 힘을 얻었다. 인턴사원은 이날을 기억하며 40년 넘게 근무해 전무의 자리까지 올랐다.임 회장의 이러한 인정과 성실함은 앞 발 앞서서 행동하는 부지런함을 낳았고, 부지런함은 시장을 꿰뚫어보는 빠른 판단력으로 이어졌다. 소주 수요가 늘던 1950년대,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임 회장은 희석식 소주가 미래의 주류문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광림주조장의 시설을 소주 생산에 적합하게 개조했다.

이후 1956년, 임 회장은 광림주조장을 법인체로 변경하고 설립 시 자본금 300만환(화폐개혁 30만원)으로 목포시 대안동 15번지에 공장 대지 4,628.12㎡, 건평 3,169.93㎡의 건물을 세운다. 현재도 보해 본사는 목포시 대안동 15번지에서 지역민들의 사랑방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같은 해, 임 회장은 ‘바다처럼 넓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회사명을 ‘보해’로 바꾼다.넉넉한 인심으로 지역민을 보듬던 임 회장은 지역발전을 위한 혜안도 지닌 인물이었다. 전남도청과 대불산단 등 현재 목포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을 유치하는데 앞장섰다.

지난 1994년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무안반도 대통합추진위원회에 공동대표를 맡아 서남해안 경제 발전의 포석을 깔기도 했다.

“우리는 술을 마음을 나누기 위해 마십니다. 더 좋은 관계가 되기 위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위해서, 틀어진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서 술을 마십니다. 그러니 술을 만드는 사람 마음이 틀어져 있으면 그 술을 누가 마시겠습니까?”

임 회장은 올곧은 마음이 술을 만들 때도 투영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2002년 타계할 때까지 사람과의 관계를 늘 중요시했고, 대한만국 주류문화 발전에 헌신했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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