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구감소로 섬 교육 위기···마을 공동체 붕괴 대책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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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구감소로 섬 교육 위기···마을 공동체 붕괴 대책은? - 2
  • 이효빈
  • 승인 2017.10.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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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1명 ~2명 초 미니학교 섬미래 가치 위해 존재해야 한다
▲ 잡초가 우거진 흑산초등학교 동분교 운동장. 수목전정과 잡초제거를 할 인력이 없다. 잡초와 학교 건물 사이로 녹슨 그네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최지우기자]“예전엔 아무리 작은 섬이라도 10여 가구가 넘게 거주하면 대부분 분교가 있었죠. 지금은 그런 분교가 거의 폐교가 되었어요. 운 좋게 남아있어도 학생 수가 10명이 넘지 않아요. 큰 섬도 초등학생 수가 50명도 채 안 됩니다”

흑산도 예리에 거주하는 흑산초등학교 운영위원인 A씨의 말이다. 섬 인구 감소는 자연스럽게 학생 수의 감소로 이어졌고, 젊은이들이 더 이상 섬에 머무르지 않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하다보니 교육정책도 타 지역보다 감소하게 되고 교육 환경 또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시행중인 작은 학교 통폐합은 효율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며 전남서남해의 작은 학교들을 위협하고 있다. 학교가 사라져 버린 마을에는 더 이상 젊은이 들이 돌아오지 않고, 문화적, 교육적 환경 제공 또한 어려워진다.  또 마을의 작은 행사를 주최하던 공용공간의 부재는 낮은 공동체 의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작은 섬마을 일지라도 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가장 기본 적인 이유다.

신안은 도서에 위치한 학교가 전체의 83%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81% 이상이 60명 미만의 작은 학교로 이루어져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기에 교통 시설 및 생활 여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목포와 압해도 등 섬과 도시, 섬과 섬간의 다리가 연결되고 있지만 작은 섬 같은 경우 아직도 많은 불편함을 감수한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 작은 섬마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섬학교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 도서교육정책의 허와 실을 살펴본다.

△ 흑산도 동분교 전교생 수 2명 초미니 학교

신안 대둔도에는 흑산초 동분교가 있다.

흑산초 동분교 전교어린이회장인 예린이(3학년)는 운동장에서 동생 무현이(7살, 동분교 산하 유치원학생)와 공놀이를 하고 싶다. 몇 달 전 본교인 흑산초에서 있었던 합동수업에서 피구와 축구등 여러 공놀이를 했던 행복한 기억 때문이다. 잡초가 예린이의 무릎만큼 우거져 운동장을 활용 못하는 동분교의 현실과는 달리 흑산초의 운동장은 예린이와 무현이에게 실컷 뛰놀 수 있는 천국이었다.

하지만 예린이가 다니는 학교의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있는 건 녹슨 줄로 인해 삐거덕거리는 그네뿐이다. 예린이 집인 대둔도에서 배를 타고 큰 섬인 흑산도 예리로 들어가 많은 친구들과 공부 하는 합동수업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1년에 대 여 섯 번에 불과하다.

예린이가 다니는 흑산도 동분교에는 예린이를 포함 한명의 친구와 유치원에 다니는 4명의 동생들이 전부다. 작년까지는 예린이 혼자 였었다. 친구들이 많이 있는 목포나 흑산도 본교로 나가고 싶었지만 예린이마져 나가버리면 학교를 폐쇄해야 한다는 마을 어르신들의 설득으로 참고 혼자서 공부를 한 것이다. 올해 1학년에 동네동생이 입학하면서 현재는 학생 수가 두 명인 미니 학교로 남았다.

분교의 급식 또한 눈물겹다. 선생님이 직접 밥을 지으며 학생들은 선생님 몫까지의 반찬을 싸온다. 점심시간이 되면 6명 미만의 학생들과 선생님 1~2분이 단촐하게 앉아 급식시간을 보낸다. 작은 분교에 급식실을 설치하고 급식 조리원 인력을 두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흑산초등학교 동분교 전교어린이 회장 예린이의 소원은 다른 친구들이 대둔도에 들어와 함께 뛰어 놀고, 웃고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진 左부터 흑산초 동분교 3학년 이예린 학생, 예린학생의 동생 이무현(7살) 동분교 유치원생.

△ 홍도분교 김수홍 학생 “또래가 없기 때문에 외로워요”

홍도분교를 다니고 있는 6학년 김수홍 학생은 같은 반 친구가 없다. 6학년 전체 혼자이기 때문이다. 또래가 없기 때문에 수홍이는 본교와 합동수업을 기다린다. 하지만 작은 학교 어울림 활동으로 인한 본교에서의 합동수업은 날씨가 흐리면 취소되기 일쑤다. 

▲ 사진 左부터 홍도분교 6학년 김수홍 학생, 5학년 이예찬 학생, 4학년 김동하 학생.

△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섬 학교 정책 어떤 것이 있나

섬의 학교는 도시의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현저히 적다. 대다수가 60명 미만의 작은 학교로서 상대적으로 큰 섬에 위치한 본교가 도시 학생 수의 평균 15~20%를 차지한다. 도서에 위치한 초등학교는 총 34개교로 본교 19, 분교장 15개교, 중학교 총14개교 본교 12, 분교장 2개교가 존재한다. 이 중 작은 학교(학생수 60명 미만)는 초등학교 29개교(85%), 중학교 11개교(78%)이다. 복식학급도 초등학교 11학급, 중학교 1학급이나 된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환경과 문화 환경 및 교육기반의 시설 부족이 섬 마을 학교의 현실이다. 현재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와 신안교육지원청(교육장 정인상)의 도서교육 정책은 이를 고려한 정책들이다.

현 도서교육 정책의 핵심은 ‘스마트원격교육’과 ‘작은 학교 어울림 교육활동’이다. ‘스마트원격교육’ 정책으로 인해 섬마을 학교 학생 전원에게 1인당 스마트기기가 1개씩 지급됐다. KT와 신안교육지원청의 콜라보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교육지원청과 학교, 학교와 학교, 교사와 학생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해 각종 행사와 연수, 회의, 수업, 동아리 활동 등 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실시간으로 실행할 수 있는 원격 화상 교육 시스템이 스마트 원격교육의 취지이다. 작은 학교이기에 전교생 스마트기기로 인한 수업이 가능하며 선생님과 학생간의 1:1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킨다.

“도서지역의 지리적 여건을 극복할 수 있으며 교육의 질을 높이는 중이다”는 신안교육지원청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최소 본 섬의 학교에나 해당되는 정책이다.

작은 학교 어울림 교육 활동이란 본교와 분교장으로 이루어진 학교들간의 협동학교군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활동을 본교에서 함께 참여함으로써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고 소규모 학교인 분교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기여하는 활동이다. 즉 분교 학생들이 직접 본교로 배를 타고 건너가 본교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고 참여하는 것이다. 학교 교육과정을 본교와 분교 공동으로 편성해 운영하며 교과 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보건교육, 영양교육, 학교특색활동, 계기교육 등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마저 흑산도 동분교 예린에게는 너무 어려운 현실이다. 일 년에 대 여섯 번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둔도 주민 A씨는 “섬은 자연 생태 그대로의 교육 환경으로 학생들에게 감성과 희망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천혜의 교육 요건을 갖추고 있다. 섬만의 전통문화 특성화 프로그램을 학교별로 선정하여 특색 있게 교육 할 수 있지만 학생 수가 많아야 교육 효과도 있을 것이다.청년들이 돌아와 살 수 있게 정책적인 지원이 풍부하다면 섬 학교에 아이들의 시끄럽게 뛰어놀고, 주민들의 공동 행사를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며 “섬 출신인 고 김대중 대통령, 김환기 화백, 이세돌 프로기사 등 섬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인물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인적 자원을 활용해, 섬 교육을 발전 시킨다면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하는 섬학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 섬 학교는 섬의 미래와 섬의 가치 품고 있어

이렇든 섬학교 분교 중에는 한 두 명의 학생을 붙잡고 학교를 폐교시키지 않으려는 섬마을 사람들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있다. 이들이 학교를 붙들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마저 없어진다면 젊은 사람들이 영영 섬을 찾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학교는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만의 의미가 아니다. 학교에는 섬의 미래와 섬의 가치가 들어있다.

섬사람들의 교육열은 육지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섬에 학교가 없었던 작은 섬에서는 새벽밥을 먹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노를 저어 학교를 보냈다. 1960년대 여수 가장도의 모녀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작은 섬인 가장도에서 딸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6년 동안 엄마가 노를 저어 등하교를 시켰던 이야기는 영화로까지 제작되어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이효빈기자/최지우기자

※이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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