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 기로에 섰다… 환경부 심의 보류로 찬반 격화
상태바
흑산공항 건설 기로에 섰다… 환경부 심의 보류로 찬반 격화
  • 이효빈
  • 승인 2017.11.01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지역사회 "철새도 중요하지만 섬 주민이 더 중요…신속 추진"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흑산 공항 건설사업이 환경부 심의 보류로 공전하면서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정·관계를 중심으로 한 전남 지역사회에서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사이 환경단체 등은 백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 사업이 분수령을 맞은 형국이다.

논습지네트워크, 생물다양성 시민네트워크, 광주와 전남 환경운동연합 등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공개한 국토교통부 문건을 인용하며 흑산도 공항건설 사업의 경제성 분석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국토부가 지난 7월 작성한 '흑산도 공항 건설계획 보완서'에 따르면 흑산도 공항의 경제성 분석값은 4.38에서 2.60으로 40%가량 하향 조절됐다. 

2013년 한국개발연구원이 수행한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4.38이었던 경제성 분석값이 지난 7월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이 환경부에 제출한 보완서에서 2.60으로 줄어든 것이다.

경제성 분석값이 4.38이라는 것은 100억 원을 투자하면 438억 원의 수익을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단체들은 "국토부가 경제성 분석값이 과대 계산됐다는 지적을 피하려고 경제성 분석값을 낮춘
것"이라며 "고무줄처럼 늘어났다가 줄어든 흑산도 공항의 경제성 분석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흑산도 공항건설 사업을 백지화하고 흑산도가 지속 가능하게 보전되길 희망한다"며 "지역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쾌속선' 확대와 생태관광을 통한 경제발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계획 변경안 심의에서 철새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이 사업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국토부는 지적사항 등을 검토해 보완서를 제출했지만, 재심의는 미뤄지고 있다.

전남도와 신안군 등은 조속한 심의를 촉구했다.

흑산권역 개발 추진협의회는 주민 6천2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7월 환경부, 국토부 등에 조기 착공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흑산공항이 개항하면 흑산도에서 서울을 가는데 7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단축돼 섬 주민, 관광객 통행 불편이 크게 개선된다.

정일윤 흑산권역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은 "철새도 중요하지만 섬 주민이 살아가는 환경도 중요하다"며 "흑산도 주민들은 공항건설 후에도 철새와 공존할 수 있으니 신속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구 의원들과 지방의회 등 정치권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울릉공항 건설이 추진 중인 점을 근거로 지역 차별 논리도 등장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최근 "경제성도 높고 철새 서식지에 대한 대안도 마련했는데도 발목을 잡는다면 호남 지역민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전히 차별받는다고 오해할 것"이라며 "흑산공항 건설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고 환경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흑산공항은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에 1천200m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으로 건설 추진 중이다.

서울지방항공청이 사업을 추진하며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효빈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