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동(법무사)의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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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동(법무사)의 산방야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7.12.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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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고리, 소금.(2)
▲ 박영동 법무사

희말라야의 깊은 산속의 우물에서 염수를 퍼 올려 어렵게 조성한 결정판에 소금을 생산하여, 아찔한 낭떠러지로 되어있는 위태위태한 산길을 나귀나 노새에 나누어 싣고 15일여 이상을 걸어 곡식과 교환하는 ‘차마고도’에도 소금을 향한 인간의 땀방울이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는 소금 중에는 암반에서 캐낸 암염, 짠물 호수에서 얻는 호수염, 우물의 함수를 증발시킨 정염, 바닷물을 끓여 만든 자염, 바닷물에서 기계적으로 추출한 정제염, 소금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결정한 재제염 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닷물을 가두어 햇볕에 수분을 말린 우리나라의 천일염이 갯벌에서부터 품어온 각종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여 효능에 있어서는 으뜸이라고 합니다.

“동물의 세계” 프로그램에서 아기코끼리가 연약한 코로 땅에서 소금을 캐서 먹는 장면이나 시베리아의 순록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인간이 나누어주는 소금을 정신없이 빨아대는 장면은 살아있는 생명체에 소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다른 순록은 빈 몸으로 이동하지만 무거운 짐을 지고 수천리 길을 불평 없이 걸으면서 목동에게 봉사하는 순록은 이따금 나누어주는 소금의 짜릿한 맛 때문에 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소금이 화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로마에서는 군인들의 봉급을 소금으로 정산하여 주는 관행 때문에 오늘날의 봉급을 의미하는 ‘샐러리’의 어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구려의 미천왕은 소금장수 출신이었으며, 중국의 한 무제는 소금을 전매사업으로 지정하여 얻은 이익과 걷어 들인 세금으로 한나라의 경제 근간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부자리에 오줌을 싼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불결한 일에 소금을 뿌려 악한 기운을 쫒아내고, 상인들은 재수 없는 손님이 지나간 뒤 가게 분위기를 일신하는 의미로 문턱에 뿌리기도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천일염을 대나무에 채워 황토로 봉하고 소나무로 아홉 번을 구워낸 죽염은 한약재로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중풍과 조갈증에 효능이 있다는 대나무 성분과,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고 종기와 염증에 좋고 죽은피를 살리고 혈압과 당을 조절하고 피를 맑게 한다는 소나무의 송진과, 장과 위장뿐만 아니라 폐의 기운을 증진 시킨다는 황토와, 인체의 뼈와 힘줄을 만드는 백금 성분이 함유된 고열의 쇠솥에서 합성되는 신철분이 녹아든 죽염은 한마디로 만병통치약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 근본은 천일염인 셈입니다.

최근 천일염과 김치 등 발효 식품에서 항비만 유산균을 발견하였다는 소식과 함께 천일염으로 구운 죽염 등이 항암효과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에 작용하여 자연 치유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는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갯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 공산품으로 취급을 받다가 최근 식품으로 분류되어 수출길이 활짝 열리게 되었는데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소금으로 대접을 받는 프랑스의 ‘게랑드소금’과 우리 소금의 성분을 비교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천일염의 효능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2011. 3월경 일본의 대지진에 의하여 후꾸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누출이 의심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우리나라의 소금이 제2의 황금과도 같은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은 소금이 우리에게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가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소금은 정제염을 비롯한 제재염 등 개량 소금이 태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국민들의 체질의 변화를 조장하고 면역력을 약화시킴으로써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자연 그대로의 천일염에 함유된 각종 미네랄을 파괴하여 오로지 공업적인 원소 기호에 부합하는 염화나트륨으로 만들어 식탁에 공급하고 각종 음식물에 첨가하게 되니 결국에는 진정한 소금이 아닌 화학 적인 물질을 섭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생로병사의 여정을 건강하고 풍요로운 것으로 유지하려는 자각이 있다면 자연 상태의 천일염을 꾸밈없이 우리의 식탁에 올리고, 신토불이의 음식물을 건강의 고리로 삼아 행복한 삶을 꾸려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전 세계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위협적인 요소가 원자력 발전소로 알고 실제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일지라도, 보이지도 않고 예측도 불가한 것은 왜곡된 바이러스의 침투가 먼저 우리 생명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만약에 신종플루를 비롯한 각종 질병의 변이종이 창궐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의 시대가 도래 한다면 이에 대비하여 천일염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약 6,00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우리 해안의 갯벌로부터 생산되는 무궁무진한 해산물과, 갯벌의 원천 황토에서 생로병사의 고리를 풀어 해결의 비법을 찾아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황토가 바다로 가는 자연스러운 길목을 오염시키거나, 시멘트나 아스콘으로 덮어버리거나, 구조물을 세워 막아버리는 일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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