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내해 항구도시 오노미치(尾道)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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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내해 항구도시 오노미치(尾道)의 교훈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7.12.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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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원 교수

일전에 일본 세토내해 항구도시 오노미치(尾道)를 방문한 적이 있다.

오노미치시의 인구는 14만명 정도로 목포시 보다는 작은 도시이다. 그러나 한때는 尾道水道라고 불릴 정도로 세토내해 다도해 섬들과 육지인 히로시마현을 연결하는 중요한 물길 요충지의 역할을 했다.

2015년에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尾道水道를 일본유산으로 지정되었고, 관광객이 매년 600만을 넘는다. 특히 오노미치시에서 시작하는 시마나미海道(西??自動車道)를 이용하여 섬과 섬을 사이클링 할 수 있는 도로가 개설된 이후, 대만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의 관광객들이 매년 20만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

오노미치(尾道)는 한자표기 그대로 꼬불꼬불한 작은 길들이 연결되어 있고, 사면이 급한 “언덕길”이 많다. 길목마다 나타나는 사찰들이 쉼터의 역할을 하면서 ‘길의 도시’라는 명칭이 붙어있을 정도이다.

▲ 오노미치시 전경. 일본의 주요 철도인 신칸센역이 개설되어 있어서 관광객 접근성이 높다.

오노미치시는 유사한 세토내해 항구도시와 마찬가지로 주요 산업이었던 조선과 해운이 쇠퇴하고, 특히 세토내해 섬들이 연륙되면서 한때 다도해 중심도시였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관광에 매우 투자를 하고 있으며, 특히 도시재생사업을 통하여 쇼와(昭和)시대의 구도심의 모습을 잘 복원하고 있다. 일본 도시 중에서 쇼와(昭和)시대 항구모습이 제대로 남아 있는 곳은 오노미치시라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경제사회적인 배경을 토대로 2015년 오노미치시는 日本遺産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철저하게 시의 경관조례를 설치하여 시행하고 있다.

▲ 오노미치시 전경(한글 소개자료)

제일 중요한 것은 도시의 빛, 건물의 층수, 그리고 간판에 대한 내용 등 세 가지가 철저하게 규제되어 있다. 도쿄와 오사카와 같은 일본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도심 네온사인과 가로등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으며, 가로등의 경우에도 빛을 조절하여 전반적으로 도시가 차분하게 보일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오노미치시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전체적으로 도시가 어둡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 연륙된 다리를 건너서 섬으로 떠나는 대만 사이클링 관광객들.

그러나, 화려한 도심 네온사인이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적절한 빛의 농도는 관광객들의 힐링에도 도움이 된다. 다음은 건물의 층수제한이다. 오노미치시에는 20-30층의 고층빌딩이 없다. 일본 중소도시가 그러하듯 고급 맨션이라도 10층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 뿐 아니라 호텔까지 층수는 제한을 하고 있다. 특히 구도심 핵심경관지역의 경우에는 새로운 건축에 대하여 철저하게 설계디자인까지 전문가의 의견을 받는다. 물론 건물벽의 색도 규제의 대상이 된다. 전반적으로 도시전체에서 튀는 건축은 안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간판이다. 간판의 크기와 서체, 모양 등이 해당된다. 실제 서체와 모양은 업소의 특성에 따라서 주인에 의해 결정되나 크기는 규제의 대상이다.

▲ 오노미치시의 主山인 千光寺山으로 연결된 로프웨이. 사찰 주변 주택은 쇼와시대 건축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다.

일본 도심에 있는 소규모 가게의 간판을 보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작고 아담하게 걸어놓은 것이 많다. 말하자면, 간판 크다고 손님이 많은 것은 아니고, 맛과 멋으로 명성을 쌓으면 당연히 손님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특히 요즘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서는 거대한 간판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다. 이처럼 도시의 개성을 살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나타낼 수 있는 추억의 장소로 만들기 위한 것이 진정한 도시재생사업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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