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항구도시의 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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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항구도시의 변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2.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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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전공)
 

도시의 변천은 이론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도시형성에 무엇이 영향을 주었는가에 따라서 이론이 완성되기 이전의 가설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항구도시라면 아무래도 해양교류와 무역 등 바다와의 관계속에서 형성되기 마련이다. 세계 주요 항구도시를 살펴보면, 도시형성의 기초적인 배경은 바다와 관계한다.

서양의 주요 항구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중요한 항포구의 역할을 하였던 주요 도시(당시에는 ‘도시’라는 고유명칭 보다는 고을과 같은 명칭이 어울릴 것이지만)들은 바다 뿐 아니라 수로, 즉 하천과 연결성을 가지고 있었다. 나주라는 고을도 결국 영산강의 하구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평양도 대동강, 한양도 한강이라는 물줄기를 이용하는 곳으로서, 대부분이 바다에서 하역한 교역물을 선박을 바꿔서 하천을 이용, 내륙으로 운반하는 유통의 시발점이었다.

16세기 산업혁명이 발생하여 화석연료가 사용되더라도 바다를 이용한 교역은 날로 활발해졌고, 철도를 이용한 육로를 개척, 신속하게 교역물을 운반하게 되었다. 19~20세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거점 항구도시에 인구가 집중하게 되고, 도시를 연결하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생기면서 항구도시들 사이의 연결성은 높아졌다.

특히 근대시대에 중국, 일본과의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연안지역이 현대에 들어 국제교류의 대상이 세계로 확대되어 오고 있다. 따라서 과거 연안 교역에 주요한 역할을 해왔던 항포구들이 규모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고,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새로운 항구가 요구되는 시점에 왔다.

20세기 초까지 연안교역에 중심지였던 인천, 부산, 군산, 목포를 비롯하여 지방의 중소 항·포구의 현실은 과거와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 6.26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인천, 부산은 국제항으로 탈바꿈하였고, 군산은 새만금사업을 통하여 원도시 항구를 벗어나 새로운 국제적 항구도시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도시 내부의 구조도 많이 바뀌었다.
 

부산 영도. 최근 도시재생사업을 통하여 영도와 부산역 주변에 도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음 (촬영: 홍선기).

인천의 경우, 개항과 함께 번화하였던 중구(항동, 신포동 일대)가 급격하게 쇠태하고 있다. 이제는 인천항의 물류가 한강의 물길이 아닌 고속도로와 철길을 이용, 서울과 타도시로 이동하면서 도시 기능 또한 예전과 많이 달리지고 있다. 당연히 도시의 중심은 새로운 육로인 고속도로와 철도가 인접한 지역으로 집중하게 되고, 새로운 중소도시가 생기면서 서울과 인천사이의 도로 주변을 매우고 있다.

인천의 중심지는 중구에서 남구로, 남구에서 남동구로, 그리고 이제는 부평, 부천, 중동 등 신도시를 형성, 도시화를 확산하고 있다. 서울에서부터는 종로에서 시작한 중심부가 80년대 강남으로 확산되었고, 경부고속도로의 확장, 그리고 경전철이 생기면서 용인, 동탄 등 새로운 도시의 형성을 준동하였다. 이러한 대도시 구조가 교외로 확산, 변천하는 현상을 ‘도시 확산(urban sprawl)’이라고 하는데, 이미 런던이나 도쿄, 베이징 등 세계 주요 산업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인천 연안부두. 월미도 등 인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관광선과 낚싯배들이 주로 활용하는 부두임 (촬영: 홍선기).

 

목포는 1980년대 원도심을 넘어 하당구역이 생겼고, 이로 인하여 원도심 공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무안 남악에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남악신도시가 생기는 바람에 목포 원도심 공동화를 포함, 하당에서 남악으로의 거주자 이동 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항구도시 목포의 변천은 도시의 확산이론에 걸쳐 있기 보다는 오히려 중심이 사방으로 분산되어 도심 기능이 약해지고 인구가 분산되어 가고 있다. 또한 최근 밀집형 거주형태(아파트단지)가 증가하고 있지만, 목포시 도시인구는 감소하는 추세이다.

서남권의 바다 길목을 지켰던 대표 항구도시인 목포는 1960년대 말까지 주요 물류항이였지만, 이제 그 영광을 아직 못 찾고 있다. 시간이 흘러 이미 우리나라는 시속 300km이상의 초고속전철 시대에 들어와 있고, 주요 도시에는 항공로 연결되어 있으며, 물류시스템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게 자동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점이라 단순히 선박을 이용한 연안 물류항으로서 도시기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목포시내 아파트단지. 80~90년대 도심 이전의 특성은 아파트 단지 형성으로 대표됨. 멀리 신안군 압해도가 보인다 (촬영: 홍선기).

따라서 아직도 굵직한 국제항을 목표로 한다면, 아마도 목포도시 전체를 획기적으로 재계획하고, 주변 도시와 통합을 하여 기능과 역할을 분담해야 할 대변혁이 필요하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목포시 앞바다에는 한두시간 거리에 1000여개의 섬이 있다는 것이다. 비록 행정구역상 신안군에 속해 있지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적극 협력한다면, 과거 물류항으로서의 영광 이상의 메리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목포시와 신안군의 섬을 물리적으로, 화학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지역민들은 진중하게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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