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예술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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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예술가의 역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2.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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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작가/큐레이터 장유호

현대사회는 공존하는 사회이다. 도시에 산다는 것 자체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고 현재의 모습에서 새로운 시대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대책을 세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도시와 예술가의 역할을 말하기 전에 도시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 도시에서 살고 거주하는 시민이 가져야할 공존에 관련하여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예술은 도시 안에서 어떤 역할과 기존질서 내에서 공존할 수 있는 근거들을 찾고, 예술가들은 사회 안에서 어떤 의미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란 사전적 말에는 도회적인 사회집단·마을이라는 뜻 이외에 흔히 '도시적'이라고 불리는 총체적인 독특한 문화양식이 내포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법적으로 '시'(市)는 상급정부의 법률에 의해 통합된 도시지역을 말하며 이때의 통합강령에서는 헌법에서 규정한 한계 내에서 시 정부의 권한과 조직을 설명한다. 그러나 통상적인 의미의 '시'는 법적 자격요건 및 규모나 중요도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도시지역을 일컫는다.

문화는 집단적 상황으로부터 촉발된다. 걸쳐(culture)의 어원이 ‘경작으로부터 비롯된 것처럼, 문화는 집단 내외에서 생산하고 경작해 내는 유무형의 기호 체계를 통칭한다. 문화의 생산과 소비의 체계를 공유하는 이러한 집단 내 개체 구성원들은 그 구성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공유의 다 접점을 마련하면서 분화되어 나간다.

이에 가세하는 공통의 취향, 합의 혹은 교육이라는 질서 짓기의 차원이 구성원들의 공유 체계와 인식을 구조화하면서 유무형의 기호체계의 덩치를 키워낸다. 타 집단이 바라보는 문화가 비로소 생성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문화의 생산은 매우 다차원적인 공간에서 생산된다. 학교에서, 마을에서, 취미 공동체에서, 지역에서, 도시에서, 국가에서....

글로벌 시대의 문화는 상호영향 관계로 인해 이미 각국마다 다차원적으로 혼용의 세계를 드러낸 지 오래이지만, 그럼에도 대륙이나 국가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야기할 때, 도시는 그 국가를 파악하는 가장 기본적인 집단으로 기능한다.

근대적 시공간에서 문화는 당연히 도시에서 대량 생산되고 소비되었다. 그런데 당시, 도시에서의 문화생산은 대개 수요에 대한 요구에 기인한 것이다. 국가 집단 간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전쟁을 통해서 주로 피지배국의 선진문화가 지배국의 도시의 필요에 의해 전파되거나 흡수되었다.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변한다. 왜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답은 질서를 요구하고 법과 규범이라는 테두리가 도시의 한 성격을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한 내용을 담는다고 할 수 있다.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가운데 문화예술의 요인도 크다. 문화예술은 환경에 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적응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진화가 이루어진다.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같음과 다름’을 아울러 하나로 통합하면서 커 간다. 이러한 진화는 자연생태계처럼 사회문화에서도 다양하게 일어난다.

오늘날 우리 사회 속에서 문화예술을 빼고는 무엇 하나 말하기가 쉽지 않다. 문화예술 활동들이 오랫동안 쌓인 결과로서 사회가 존재하고 사람들의 활동이 정당하게 대접받는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화예술 활동들의 연장선에서 세상은 발전되어 갈 것이다. 이것은 과연 문화예술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가?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하는 존재의 문제는 문화예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어떤 예술가는 때로는 주류에서 분리되고, 창작의 벽에 부딪쳐 좌절하면서도 사라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문화예술이 가지는 이러한 존재가치 또는 활동가치는 과연 무엇인가?

먼저 가치란 무엇인가? 사회를 살아가면서 인간들은 서로 관계를 맺는다. 물론 상호관계가 모두 다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함께 느끼고 서로 믿음으로써 사회는 예측 가능하게 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이처럼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끼리 맺는 의미 있는 신념체계를 가치라고 한다.

이러한 가치가 ‘있다, 없다’,‘크다, 작다’라는 것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제조된 생산품이라면 비용과 효용성에 따라서 가치를 산정한다. 쓸모가 많으면 가치가 크고 소중하지만, 쓸모가 적으면 그 가치는 떨어진다.

그런데 문화예술이 얼마나 큰 효용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논란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예술은 수준 높은 아름다움에 의의가 있다. 음률에 의미 있는 가사를 붙이거나, 장르를 뛰어넘는 퓨전작품도 미적인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를 다양하게 담은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개인차가 커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도시와 미술가의 역할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관계이지만, 시대의 변화와 다변화적 사회에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하는 사회구조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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