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남악신도시 오룡지구 하수처리장 또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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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남악신도시 오룡지구 하수처리장 또 말썽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3.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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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낭비' 감사원 지적 무시 강행하다 주민 반발 직면

[목포시민신문=무안/임동부기자]전남지역 한 자치단체가 예산낭비를 우려하는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하고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을 강행했다가 주민반발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하수종말처리장 건설 중단으로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개발공사는 무안군 일로읍 죽산리 일대 270만㎡ 규모에 사업비 5990억 원을 투입, 2021년까지 인구 2만2000명 규모의 수변생태도시를 건설하는 '오룡지구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미 1단계로 72만여㎡ 부지 개발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오룡지구 내에 들어설 예정인 하수종말처리장 건설 사업 때문에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 지구 일로읍 망월ㆍ청호ㆍ죽산지역 주민들이 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전남개발공사는 하수종말처리장 신설 보다는 기존 시설을 활용하려 했지만 무안군은 신설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전남개발공사는 목포시 옥암지구에 있는 남악하수처리장을 활용해 오룡지구 하수처리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무안군은 남악처리장을 소유하고 있는 목포시에 매년 하수처리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오룡지구에 하수종말처리장 신설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전남개발공사와 무안군이 이 문제를 놓고 수개월간 줄다리기를 하면서 오룡지구 개발사업은 지연됐다.
 

감사원은 오룡지구 하수종말처리장 신설은 예산낭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기존 남악처리장에 부지를 확보하고 오룡지구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할 관로를 확장형으로 매설한 상황에서 하수처리장을 신설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무안군은 신설 및 증설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며 버텼고 결국 신설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때문에 개발공사는 신설에 따른 사업비 82억원을 추가 부담하게 됐다.

갈등을 겪던 오룡지구 하수종말처리장은 설계 완료와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주민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주민들은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등도 없이 원주민 거주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혐오시설 설치를 결정했다"면서 "마을과 떨어진 곳으로 하수처리장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발한 주민들은 오룡지구 사업 시행자인 전남개발공사에 무려 7차례 항의 방문했다.

"이전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전남개발공사는 난감한 입장이다. 주민 요구대로 이전을 위해서는 개발계획 또는 실시설계 변경 등 국토부나 전남도 승인받아야 한다.

1단계 사업 부지에 이미 분양이 완료된 공동주택 입주가 2020년 6월까지 이뤄지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하수종말처리장을 다른 곳에 다시 건립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의 사업시행과 허가권을 쥔 무안군도 대응을 못하고 있다. 이전 신설 또는 주민설득이 어려울 경우 결국 남악처리장에서 통합 운영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하지만 군이 통합운영을 수용할 경우 감사원 지적대로 개발공사와 불필요한 갈등과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나마 하수종말처리장이 착공 3개월째지만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위안이 되고 있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사실 주민 갈등 문제에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기 어렵다"면서 "처리장 시행과 허가권을 쥔 무안군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전남도에 7일 이번 문제를 보고한 상태이다"고 말했다.
무안/임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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