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청년문화 우리가 이끈다 - 4 목포관광도시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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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청년문화 우리가 이끈다 - 4 목포관광도시樂
  • 이효빈
  • 승인 2018.04.03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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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스북 목포 페이지 운영자 오현주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처음 등장했을 때 지금과 같은 파급력을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SNS는 실시간 소통의 장으로 소수의 의견도 sns를 타고 이슈로 번질 수 있으며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막 오픈한 음식점이 순식간에 ‘핫플레이스’ 내지는 ‘맛집’으로 떠오를 수 있는 것도 sns의 영향력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도 sns에 뛰어든지 오래다. 큰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제품 및 정책 등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KT 디지털 미디어렙 발표에 따르면 ‘2018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서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밴드, 카카오스토리, 트위터를 제치고 62.8%의 이용률로 SNS 이용자수 1위를 차지했다. 현재 SNS는 페이스북이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포 또한 SNS 이용이 활발하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목포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목포관광도시樂’이라는 페이지를 들어봤을 것이다. 

지난 겨울,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는 목포와 무안의 엄마들은 경악했다. ‘목포관광도시樂’ 페이지에 올라온 한 게시글 때문. 이 게시글에는 익명 제보의 형식으로 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폭로했다. 댓글 및 공유가 수천개를 넘어갔다. 본 기자가 목격한 ‘목포관광도시樂’의 파급력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아직 페이스북이 활성화 되지 않을 무렵에 탄생한  ‘목포관광도시樂’은 목포 최초의 홍보마케팅 페이지이다. 뛰어난 선구안으로 목포 최초 페이스북 마케팅페이지를 만든 이는 목포의 한 청년이다. sns를 통해 sns의 파급력을 누구보다 먼저 활용하고 있던 ‘목포관광도시樂’의 관리자인 오현주(33)씨가 이번 청년시리즈의 4번째 주인공이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현주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목포관광도시樂’.

센스있으면서도 재밌는 네이밍 속에는 목포의 특성인 관광도시와 ‘즐거울 락(樂)’이라는 한자를 사용했다. 언뜻 보면 도시락 업체의 이름과 유사하다. 그래서인지 페이지 초기에는 도시락업체인줄 알고 도시락 문의가 많이 들어왔단다. 이런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을까?

“말장난이죠. 사람들의 흥미를 끄려면 이런 말장난이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 페이지를 개설한 이유도 흥미롭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어느 때처럼 카페에 간 현주씨는 여자 손님들의 테이블 수다가 그날따라 유난히 귀에 잘 들어 왔다. 오늘은 뭘 먹을지, 목포에 맛집은 어디가 있는지 등 일상적인 주제의 이야기가 테이블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목포에도 알려지지 않은 많은 맛집들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목포의 맛집들을 목포사람들끼리 공유하자는게 페이지의 취지였어요”

누구나 흔히 가질 수 있는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 것이 ‘목포관광도시樂’의 시발점이다.

‘목포관광도시樂’은 목포 사람들에게 향수를 일으켰다. 전국 각지의 목포사람들에게 태그(페이스북에서 친구의 이름을 댓글에 달아 그 사람을 소환하는 것) 및 공유를 통해 점점 알려지며 페이지는 커졌다.

6개월이 지난 후 기업 및 개인들에게서 페이지를 살 수 없냐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페이지의 영향력이 커지니 광고마케팅 및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허나 페이지는 현재까지 유료광고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 목포 지역 특성상 한 사람 건너 아는 사람이 태반이지만 이 원칙은 깨지지 않고 있다.

“페이지 운영 초기 당시 메시지를 하나 받았었어요.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치킨집 사장님이신데 곧 문을 닫으신다더군요”

안타까운 마음에 도와드릴 점이 없는지 물어봤지만 치킨집 사장님은 부탁메세지 하나만 남기고 SNS를 탈퇴했다. 페이지가 영향력이 있으니 대기업들이 아닌 개인가게들에 관심을 가지고 홍보해달라고. 이 메시지를 받고난 현주씨는 페이지에 사익을 추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소개하고 싶은 맛집이 있으면 직접 발로 뛰고 맛보고 사진을 찍어 게시글로 올려 운영하다보니 지출이 상당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페이지를 운영하기 위해 많은 공공 활동들을 했어요. 그중 제일 보람찬활동이 세월호 가족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한 일이에요”

과거 세월호가 침몰될 당시 페이지를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 받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했다. 지역의 뜻이 맡는 지역뮤지션들과 함께 두 번의 자선공연도 개최하여 청년의 부러움을 사기고 했다. 헌혈증도 3만5000장이나 모집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했단다.

앞으로의 계획에 현주씨는 관광도시락 페이지를 연계해 감성도시락이라는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테리어 비용 간소화, 컨설팅 지원, 레시피 개발 등 젊은이들의 창업을 도와주는 회사이다.

지난 6년간 엄청난 광고효과 및 파급력에도 유료광고 거부의 원칙을 지켰던 소신에 수많은 식당들을 다니며 잘 되는 가게의 공통분모들을 축적해 놓은 현주씨의 정보들이라면 목포에서의 창업도 열악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선구안에 꿋꿋이 자기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는 ‘목포관광도시樂’의 관리자 오현주씨. 그의 더 큰 비상(飛上)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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