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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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5.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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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의 조화

△나무와 숲의 조화

동양사람은 숲만 보고 나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고, 서양 사람은 나무만 보고 숲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

동양 사회에서는 사회나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는 사람이 사소한 것, 이를테면 가족이라든지 일상사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을 소인배들이 하는 일로 생각한다. 그런 사소한 일에 시시콜콜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큰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정치가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런 식의‘큰일주의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길을 걸으며 주변에 핀 꽃 한 송이나 거리의 간판에 대해서 관심을 표시하면, 많은 사람들이 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큰 것에만 관심 있는 줄 알았더니 그렇게 작은 것에도 관심이 있구나 하는 표정들이다. 나라 일을 걱정하는 김대중과 길가의 이름 모를 꽃에 대해 꼬치꼬치 따져 묻는 김대중 중에서 어떤 것이 당신의 모습이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때마다 나는 둘 다라로 대답한다. 나는 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는 졸장부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작은 일을 깊이 살피고 실수가 없도록 하려고 애써 왔다. 길거리의 꽃을 보고 지구의 운명과 환경을 생각했으며, 거리의 간판을 보고 우리 경제의 흐름과 사회 문화의 변화상을 살폈다.

숲도 보고 나무도 보되, 숲과 나무를 따로따로 보는 게 아니라 밀접한 상호연관 속에서 통합해서 보는 변증법적 사고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래야만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으며, 성공률을 높이고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았다.
<자료제공/신재중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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