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공고 토목과 2학년 전희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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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공고 토목과 2학년 전희원군
  • 최지우
  • 승인 2012.10.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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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도 희망을
▲ 목포공고 2년 전희원 군

목포시 성취도향상 장학금 지급
수렁에서 건진 내 소중한 젊음

모든 관심이 1등에게만 쏠려 있는 현실에서 ‘꼴찌에게도 희망’을 주고자 지급한 ‘성취도 향상’ 장학금이 있어 화제다.

지난달 25일 목포시는 관내 15개 고등학교에서 기준에 적합한 학생을 학교별로 각 6명씩, 총 90명을 선발하여 2천 7백만원 (1인당300천원)의 제 1회 ‘성취도 향상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번 장학금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학습동기를 부여하여 지역사회 훌륭한 인재로 육성할 목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장학금 지급 기준은 최근 2학기 평가결과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학생으로 고교 입학이나 재학 성적이 50%이하 학생 중 다음 학기 성적이 최소 20%이상 향상된 학생이다.
90여명의 학생 중 단연 돋보이는 학생이 있어 생애처음 장학금을 수여받은 감회를 들어봤다.
목포공업고등학교 토목과 2학년 전희원군은 1학기 기말고사에서 반 1등을 함으로써 문제아에서 1등이라는 신화를 이룩했다.

“항상 1등 한 것도 아닌데 이런 거 (인터뷰) 해도 되나요?” 놀랜 얼굴로 순진하게 묻는 희원이는 소위 놀던 아이였다.
친구들이 좋아 같이 어울렸던 지난날 희원군에게 오토바이는 소통의 매개체였다.

세상의 전부였고 의미였었다. 걱정하는 부모님의 간섭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잔소리 그 자체였다. 당연히 공부는 점점 힘들어졌고 악순환의 고리 속에 쳇바퀴 돌 듯 방황하는 날들의 연속 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거짓말처럼 소용돌이치던 가슴속 멍울들이 사라지면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갑자기 모든 게 시시해졌어요. 오토바이 타고 속력을 내며 달리는 것도, 친구들과 의미 없이 어울려 떠들고 다니는 것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라며 제법 어른스럽게 얘기했다.
희원이가 방황을 멈추고 공부를 시작한건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기도 하다.

반항하며 엇나가던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며 기다려준 어머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차츰 가족을 돌아봤다.

희원엄마 이동숙씨는 “진해에서 이쪽으로 전학 오면서 적응을 못해 힘들어했다. 생각이 성장하면서 엇나가던 성격도 많이 좋아지고 안정 되었다. 항상 남들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아들로 자랐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곁으로 돌아온 아들을 기뻐했다. 

 희원의 담임 송명철 교사는 “1학년 때 희원이는 요주의 학생 중 하나였다. 결석과 지각이 잦았고 공부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2학년 올라오면서 마음을 다잡은거 같다. 신학기 때 했던 약속을 지금껏 잘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 꾸준히 열심히 현재의 만족을 지켜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은 화려한 꿈을 꾸기에 자신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이제 시작단계라 생각하며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중인 희원이는 졸업 후 군무원을 생각하고 있다.
군무원으로 근무중인 아버지의 영향과 자신에게 잘 맞을거 같아서이다.

학교가 끝나면 대불우편물 집하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희원이의 끝없는 변신이 기대된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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