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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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페스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5.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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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양대학교 한원희교수

2006년 5.31지방선거 때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한때 선거철만 되면 선풍적인 인기를 독차지하던 용어로 ‘매니페스토(manifesto)가 있다. 지금은 다소 인기가 시들해졌는지 요즘 같은 선거철에도 좀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은 원래 라틴말인 마니페스투(manifestus)로서 ’증거‘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이탈리아어 마니페스또(manifesto)가 되었고 ‘과거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 행동의 동기를 밝히는 공적인 선언’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 말이 현대 정치에서 유명세를 탄 것은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비전 실현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매니페스토를 제시하여 집권에 성공하면서부터다.

선거와 관련한 매니페스토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 확보의 근거와 추진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을 말한다. 일반적인 공약과 다른 점은 선거 공약의 목표치를 숫자 등을 이용하여 자세하고 확실하게 내세우면서 공약 실현을 위한 실행 방법과 우선순위까지 밝히고 문서로 담는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유권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후보자를 판단하기에 더없이 믿음직한 검증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이 매니페스토 운동은 후보자가 정책을 만드는 과정과 정책의 추진 과정을 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후보자(또는 당선자)와 시민들 사이의 상시 소통 체계를 갖출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렇다면 후보자 검증을 위해 이렇게 좋은 방법과 실천 시스템이 있는데 왜 매니페스토 운동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일까? 문제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치고 검증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누가 맡아서 하느냐이다.

그 역할은 바로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만들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올바른 시민사회단체가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로 ‘NGO’라고 지칭되는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시민사회단체는 사적인 이익단체와는 구별되는 단체로서 살아있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지역인 목포에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있지만, 몇몇 단체를 제외하고는 그 단체들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또한 심각한 경제위기 및 일자리 문제로 민생이 위협받고 있는 요즈음 일반 시민들이 먹고 사는 일 외 다른 것에 관심을 두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선거를 위해 우리지역 뜻있는 몇몇 단체들의 노력으로 ‘6.13지방선거목포시민사회네트워크’가 결성되었다. 시장과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정책제안집을 받고 정책이행서약식을 갖기로 했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지역을 더욱 성숙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큰 힘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선거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공약 실현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참고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018년 5월 17일에 지방의원 매니페스토운동 1차 참여자 명단을 발표하였다. 총 193명 안에 다행(?)스럽게도 우리지역 목포지방의원은 도의원후보 2인과 시의원후보 1인 총 3명이 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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