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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지키고 사는 섬의 이야기꾼들의 이야기 - 2무대 없이 섬… 바다 바람 구름 자연의 소리와 ‘소리’하다
류용철  |  ryuch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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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0  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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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본보는 신안군 문화원에서 최근 발간한 ‘전통지식의 화수분 섬의 생애사’를 기반으로 김경완 사무국장 도움으로 ‘섬을 지키고 사는 섬의 이야기꾼들의 이야기’시리즈를 마련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첫 번째 순서로 신안군 장삼도 부속 섬인 마진도의 장필재 소리꾼이 게재된다. 이어 다음 순서로는 진도 가사도 윤갑율 상여소리 주인공과 김막래 할머니의 이야기가 차례로 총 여섯 차례 게재될 예정이다.
본보는 장필재, 윤갑율, 김막래 등 3명의 진정한 섬의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섬 문화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섬 전통 문화 계승 발전에 대한 대안을 고민해 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작은 섬의 큰 소리꾼 장필재-1,2,3
② 한 많은 상여소리의 주인공 윤갑율-1,2
③ 악착같이 놀 줄 아는 김막래-1, 2


돌아온 가사도의 소리꾼

윤갑율은 30년만에 고향 가사도에 돌아왔다. 이제 바람이 불어도 배에서 고생할 일이 없어서 좋았다. 고향에 돌아온지 어느덧 27년. 이제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작은 규모의 농사만 전념하며 생활하고 있다. 가끔씩 동네 잔치나 초상이 나면 참석해 소리를 귀동냥하며 듣거나 즐길 뿐이다.

“지금도 여그는 가사도는 상여 안 없어졌어. 젊은 사람들이 톳발 그것을 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지금도 화장 안 시키고 생장을 모셔오면 관을 가져와서 상여를 지금도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상여를 밀고. 인자 이 가사도에서는 창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 그란디 한사람으로는 못 합니다. 이 창은 주고 받고를 해야 창이 되지, 혼자 뭔 재미로 창을 하겄어? 그라고 혼자 장단 치고 해봤든 혼자하다 끝나지. 흥타령은 서로 주고 받고 해야라 흥타령이 되는데…. 흥타령이 좋은 노래지만 혼자는 할 수 없어. 참, 소리를 해가고 공술을 많이 먹었네. 마진도 재석이 마진도 사람한테 물어보쇼 이재석인가? 박재석인가 성은 모른데 그 사람은 나랑 곱배를 댕겼어. 그 사람도 소리를 잘해. 나이 차이는 하여튼 10년 이상 차이 나는 분인데….”

마진도는 1963년 진도군 조도면에서 무안군 장산면으로 편입되었다. 이후 1969년 신안군이 신설되면서 신안군 장산면에 속한 섬이다. 이 책의 앞에 등장하는 장필재 소리꾼이 거주하는 섬이 마진도이다.

지금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명절 때나 초상이 벌어지면 주민들이 모여 늘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즐겼다. 초상 때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로해 주기 위한 흥겨운 놀이판이 벌어지는데, 이를 밤달애라고 한다. 밤새 꽹과리와 북을 치고, 소리하고 노래하고. 재밌게 놀며 이웃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의례이다. 이때는 윤갑율은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이 됐다.

“서로 쇠북을 치고, 꽹과리를 치고 서로 주고받고 소리를 먹이고 무진장 재미지죠. 내가 쇠북치고 앞에서 멕이고 사람들은 후렴을 부르고…. 상여소리도 내가 다 했는디, 인자 내가 관둔지가 한 10년은 되지요. 박봉채(63세) 아 꽹과리 잘 치고 잘하는 사람이야. 그 사람이 인제 몸이 아파븐께…. 내가 쇠 치면 그 사람이 북치고, 내가 북치면 그 사람이 쇠치고…. 내가 혼자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한 뒤로는 상여를 하면은 외지에서 소리 하는 여자들을 사다가 쓰지요. 둘이 내지 셋이 와요.”

그러나 이제 동네에서 무슨 잔치가 벌어져도 판소리나 소리를 못한다고 한다. 대중가요가 대세이기 때문이다. 가사도에는 대중가요를 잘 부르는 김옥일(호적 이름은 김경옥, 1942년생)이 유명한데, 한때 목포의 극장무대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윤갑율과 동갑이라 잘 어울리는 사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어울려 한판 놀이판을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유행가라고 하는 대중가요와 판소리는 장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김옥일은 판소리를 전혀 모르고, 윤갑율도 가요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처지 때문. 그럼 두 사람이 동네잔치 집에서 만나면 놀 때는 어떻게 할까?

“안 맞제. 우리는 앞에서 북가지고 놀고, 장단이 유행가하고 지금 말하자면 고전음악하고 맞겠어요? 틀리지. 소리가 전혀 안 맞제.”

“그럴 때나 가서 서양 음악하고 고가하고 안 맞지. 안 알아줘불지. 그래서 소리를 하고 싶어도 소리를 못하고…. 이 고가를 해불면 분위기가 깨져. 지금 사람들이 안 알아줘서 그래서 하도 못하고…. (다음에) 나 만나기 힘들 껀데…. 만나기 힘들어. 그라고 나이 먹어가꼬 뭔 소리를 하겄어 솔직히. 이 나이가 먹어지면 마음은 훤한디 숨도 가쁘고 소리도 지대로 잘 안나.”

교통이 불편한 가사도 주민들
 

   
 

가사도 주민들은 장을 보러 가거나 행정업무, 은행 일을 보고 싶을 때 진도읍이나 목포로 나간다. 윤갑율은 주로 막내딸이 있는 목포에 나가서 일을 본다. 하지만 오전 11시 경에나 출발하는 섬사랑호를 타고 목포에 직접 가게 되면 오후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은행업무를 볼 수 없다. 다음 날 아침배도 목포항에서 8시3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은행이나 관공서 업무를 볼 수 없다.

그래서 목포에 나가더라도 아침 일찍 진도 쉬미항으로 나가는 배를 타는데, 쉬미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진도읍내로 나가야 한다. 시간에 맞는 버스가 없기 때문이다.

택시비는 만원. 일행이라도 있으면 그 돈을 분담할 수 있어서 좋지만 매번 그렇게 운이 좋지는 않다. 진도버스터미널에서 목포버스터미널까지 간 다음 일을 보고 딸집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배를 타면 가사도에 도착한다. 최소한 1박2일이 소요된다.

가사도 이장도 조도면 이장회의를 할 경우 조도면에 가기 위해서는 2박3일을 소모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어떻게 한 행정구역 내의 교통이 목포보다 더 멀고 불편할까?

이래저래 가사도 사람들은 불편한 교통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리가 아닌, 신안군 신의면 가사도리가 되고 싶다는 푸념을 할 정도다. 신의면과 목포가 문화적으로 생활권이 가깝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신안군문화원 김경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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