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 - 3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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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 - 3 홍어
  • 이효빈
  • 승인 2018.07.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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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들은 홍어를 묵지라“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오랜 세월동안 삶의 경험을 통해 지혜로 축적된 전통지식은 생물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찾는데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2009년부터 지금까지 진행해온 ‘전통지식에 대한 조사연구’를 토대로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 이야기’란 책을 출판했다. 이에 본보는 독자들에게 책을 기반으로 생물에 얽힌 전통지식을 차례대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홍어
몸은 마름모형이며 꼬리 등쪽에 3~5열의 가시가 있다. 최대50cm까지 자라며, 등쪽은 황갈색으로 불규칙한 반점이 흩어져 있다. 후반부에 1개의 둥근 반점이 있으며, 그 안에 흑갈색 점무늬가 특징적이다. 우리나라의 전 연안의 모래나 갯벌 바닥에 서식하며, 작은 무척추동물이나 어류를 잡아먹는다.

△구전 전통지식
홍어회가 애주가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홍어 내장으로 끓인 애국은 숙취를 푸는데 효과가 있다. 입안이 헐 정도로 맛이 더 강한 애국을 끓일 때 다른 채소를 넣으면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떨어지는데 해조류인 톳은 쉽게 무르지 않아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아이를 낳은 후 삭힌 홍어를 조금 먹으면 오로(출산 후 배출되는 태반의 일부 및 자궁의 노폐물)가 잘 배출된다고 한다.

△고문헌 전통지식
어명고에 우리말로 ‘무럼’, 한자로 ‘洪魚(홍어)’라고 기록하였다.[난호어목지, 1820년]

△기타정보
섬이나 해안마을에서는 신선한 것을 회나 무침, 탕으로 먹었는데, 신선한 홍어를 구하기 어려운 전라남도 내륙에서 삭힌 홍어를 별미로 여겼고 현재는 홍탁(삭힌 홍어와 막걸리)이나 삼합(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이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어나 가오리 등의 연골어류는 바닷물에서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해 요소가 체액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죽으면 미생물이 요소를 암모니아를 분해하여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를 풍긴다.
흑산도에 사는 한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부친과 함께 잡은 홍어를 풍선에 싣고 영산강을 따라 나주에 내다 판 일을 들려주었다. 나주의 영산포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숙성되었는데 나주에서 삭힌 홍어가 유명해진 까닭이다.
정리=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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