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어디까지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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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어디까지 알고 있니?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7.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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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고양이보호연합 김인숙 회장
 

일주일 전부터 눈가가 따끔거리더니 기어이 다래끼가 자리를 잡고 말았다. 미루다 더 이상 방치를 할 수 없을 때에야 병원에 들러본다.

“째야되겠는데요.”

늘 설마 하는 불안감은 가차 없다. 마취연고를 바르자마자 의사는 눈을 뒤집어까고 순식간에 다래끼를 찢어 발갰다.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고통에 몸서리치면서 소리를 질렀던 것도 같다. 친절한 간호사의 손을 일방적으로 잡을 뻔 했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고양이들이 생각났다.

고양이가 내 인생에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슬플 때나, 외로울 때나, 즐거울 때에도 늘 고양이가 먼저 생각이 난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고양이 순이와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사람들에게 깊게 뿌리박혀 있는 고양이 편견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 면을 사용하고 싶다. 독자 분들이야 세상에 많은 이야기들을 이곳에서 알아내겠지만,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도 이곳에서 조금은 알아가길 바란다.

순이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면 웃음이 절로 난다. 그때는 삶의 여유라고는 없어 고양이 뿐 아니라 내 인생에 다른 무언가를 끼어 넣을 생각조차 없던 때였다. 그날은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봄이었다. 봄비를 기분 좋게 감상하고 있는데 선배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집 앞이라고 했다.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람이 아니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한걸음에 달려 나간 곳에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이동장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예요?”
“너라면 최고의 집사가 될 것 같아.”

인생이 늘 그러하듯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새끼고양이를 위해 새벽에 일어나 기꺼이 장난감을 흔들어주게 되었다. 그리고 새끼고양이이름은 순이가 되었다,

공감과 공존

순이가 내 인생에 들어와 여러 가지를 공감하고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전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길고양이들이 신기하게도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차에 순이가 먹지 않는 사료와 캔을 싣고 다녔다. 가끔 쓰레기봉투를 뜯는 녀석들을 발견하면 한 켠에 사료를 부어두고 왔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딸랑딸랑. 경쾌하다 못해 가볍기까지 한 그 소리가 거슬렸다. 정체를 알기위해 발걸음을 멈춘 곳에는 목에 방울을 단 고양이 한 마리가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고양이에게 슬며시 다가가보니 내가 다가선 만큼 뒤로 물러섰다. 목에 달린 방울은 그때마다 온 신경을 긁어대며 울려댔다. 목에 방울을 달았다는 것은 주인이 있다는 소리였다. 뭔가 가슴속에서 심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길을 잃은 거야? 집을 나온 거야?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야? 오만가지 생각으로 나도 모르게 급해졌다. 사료를 내미니 방울소리를 내며 다가와 먹기 시작했다. 목에 달린 방울을 확인하고 싶었다. 혹시라도 가족의 전화번호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손을 내 때마다 방울소리는 점점 멀어져버렸다. 그 후 방울을 달고 고양이는 매일 내 앞에 나타났다. 만질 수도
없는 고양이 이름은 방울이가 되었고, 나는 그렇게 본격적인 캣맘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을 흔히 캣맘, 캣대디라고 부른다. 그것은 나 같은 사람들을 통틀어 일컫는 가장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1인세대가 많아질수록 캣맘은 갈수록 늘어나고, 버려진 고양이들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민원이 되기도 한다. 길고양이 돌보랴, 이웃과의 불편함까지 해소해야하는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분들에게 힘내시라 이야기 하고 싶다. 고양이와의 공존을 택한 캣맘, 캣대디분들에게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씩 타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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