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자치시대 - 7 길고양이가 일자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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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자치시대 - 7 길고양이가 일자리 만든다
  • 김영준
  • 승인 2018.08.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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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민원이 반려동물 사업으로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오래된 빈집이 많은 구도심에서 길고양이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 길고양이로 인한 민원과 주민들간 갈등은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최근 목포에서도 길고양이 급식소 민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골칫거리였던 길고양이와의 공생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되찾고 있는 사례도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춘천 구도심인 효자동도 급격히 늘어난 길고양이가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밤새 시끄럽게 울어대 지역의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최근 이 마을은 길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해소하고 동물복지를 위해 길고양이와의 공생에 나섰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먹이 급식소를 운영해 배고픈 길고양이가 더이상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도록 하고 고양이 벽화와 전시회 등으로 인식을 개선해 나갔다. 또 중성화수술 등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지역 노인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다.

춘천시 효자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급식소 설치하고 환경정비를 한다든지, 사료를 주던지하는 이런 것들을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고, 지저분한 환경을 뒤지고하는 이런 몇가지 문제만 개선한다면 길고양이와 공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2013년 ‘동물복지·생명존중문화 조성 조례’를 제정한 서울 강동구는 2016년 동물복지팀을 만들면서는 관련사업 분야를 더 확대해 나갔다.

강동구가 동물 가운데도 거리를 배회하는 길고양이에 눈길을 돌린 건 지난 2013년. 고양이를 어떻게 해달라는 요구에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반대의견이 맞서는 형국이었다.

강동구청 측은 “길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뜯는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주민들도 찬반이 크 갈린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중성화사업 예산도 제한적이라 고민하던 차에 만화가 강 풀씨가 이색 제안을 해왔다. 1500만원을 기부할 테니 사료그릇을 제작하고 사료를 구입해 곳곳에 배치하자는 얘기였다. 아예 시범사업을 진행, 주민들 반응을 살피자 싶었다.

사료 6톤과 전용 그릇 50개를 준비해 급식소 문을 열었다. 고양이를 돌보는 주민(캣맘)들이 관리를 자처, 공공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공원 등 외부에 마련된 급식소 청소와 사료·물 공급을 담당했다. 기업과 단체에서 사료 후원이 잇따르고 공공기관은 물론 주택가도 급식소를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민원은 줄고 '동물복지'가 행정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됐다. 현재 급식소는 강동구에만 61곳, 국회의사당 등 국회 안에 4곳, 서울시 공원 등 32곳까지 확대됐고 문재인정부도 공약사업에 포함시켰다,

최근에는  재건축 시공사 후원으로 구청 별관 옥상에 길고양이 쉼터를 조성해 다치거나 버려진 고양이를 보호, 입양을 연계했고 반려견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서당개', 유기견 봉사단 '포근하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문화축제 등 이색 사업도 자리잡게 됐다. 지난해 말에는 아예 유기동물 입양을 전담하는 카페 '리본센터'를 열어 버려진 동물과 주민들 거리를 좁혔다.

구청 측은 “리본센터도 주민 구상으로 시작했고 주민들 자원봉사로 이끌어가고 있다”며 “동물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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