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 갈등 해소 위해 심의 일정 연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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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공항 건설 갈등 해소 위해 심의 일정 연기 요청
  • 류용철
  • 승인 2018.10.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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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환경성 등 쟁점에 대해 충분한 논의 필요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신안 흑산 공항의 건설과 관련해 찬반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 속행을 앞두고 전남도가 환경성 등 쟁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위해 심의 일정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흑산공항 건설과 관련한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가 오는 5일 이전 심의 속행을 전제로 정회된 가운데 심의 일정 연기를 지난 27일 환경부 및 국립공원위원회 등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는 사업시행자인 서울 항공청이 제출한 심의 일정 연기 요청에 대해 위원 간 수용 여부를 두고 밤늦게까지 격론을 벌였으나 밤 11시 40분까지 10여 시간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10월 5일 이전 속회 결정 뒤 정회를 선언했다.

심의 전날인 지난 18일 서울 항공청은 통행 실적과 식생 보전 등급에 대한 견해 차이와 항공기의 안전성,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더 내실 있게 보완 검토하는 데 시일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19일 예정된 심의회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심의 일정 연기 필요성 유무에 대한 위원들의 견해차가 너무 커 요청이 수용되지 못했다. 

심의를 거듭할수록 찬반 양측의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핵심 쟁점은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 3가지다.

찬성 측은 흑산공항의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B/C값이 1.0만 넘어도 사업성이 있다는 것이다. 흑산공항 B/C값은 2010년 기준 4.38이었다. 100원을 투자할 경우 438원의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이후 2차례의 보완서에서는 2.6, 1.9~2.8로 낮아졌다.

반대 측은 이에 대해 B/C값이 매번 낮아지고 있고 사업자 이익을 의미하는 재무적 타당성(PI)도 0.17에 불과해 수익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환경성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사업자 측과 신안군은 공항 건설 부지의 생태자연도가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측은 축구장 75개 면적인 16만6600㎡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비행기의 조류 충돌 가능성과 공항 건설 시 도입될 ATR42 기종의 안전성을 놓고도 의견 차가 크다.

흑산도는 대표적인 철새 중간 기착지여서 조류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동 비행이 아닌 시계 비행을 하는 ATR42 기종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반대 측의 논리다. 찬성 측은 이러한 안전성을 사업 계획에 모두 반영했다고 주장한다.

찬성 측인 정일윤 흑산공항 비대위원장은 "공항 반대론자들이 처음에는 환경성을 얘기하다가 경제성을 거론하고 이제는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철새 75%를 흑산도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치 모든 철새가 공항부지를 경유하는 것처럼 호도한다"고 반박했다.

반대 측 최송춘 목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흑산공항에 도입하려는 비행기는 42번이나 사고가 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종"이라며 "흑산도는 안개와 바람, 눈·비가 심해 시계비행으로만 운영이 가능해 더욱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흑산공항 건설 결정이 미뤄지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하는 환경부는 갈수록 난처해지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심의 과정에서 제시된 환경성과 경제성, 안전성 등 문제점에 대한 사업자 측과 국립공원위원회의 의견이 서로 상충하는 점과 이런 쟁점 사항에 대해 충분한 논의 없이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면 국민적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환경부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흑산도 주민과 신안군은 지난 2011년 정부의 흑산공항 건설 계획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장기화함에 따라 행정에 대한 실망과 함께 환경단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흑산공항 건설과 관련해 충분한 검토 기간이 있었고 여러 차례 보완 서류가 제출됐으며 세 차례나 연기된 마당에 또다시심의 연기를 요청한 것은 유감이다"면서 "심화하는 찬반 갈등 종식을 위해 애초 계획대로 오는 10월 5일 이전에 심의를 속회해 국립공원 계획 변경 여부에 관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흑산공항 건설은 지난 2015년 기본계획 수립 뒤 1,833억 원을 들여 흑산도 54만7646㎡ 부지에 길이 1.2km 활주로와 부대시설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소형 공항 건설로 오는 2021년까지 완료 예정이고 현재 국립공원위원회의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계획 변경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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