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 - 불편한 진실 하나. 천일염과 미세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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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 불편한 진실 하나. 천일염과 미세플라스틱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0.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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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맛칼럼니스트

우동. 표준말로는 가락국수는 많은 분들이 땡땡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 맛으로 인해 즐기는 음식 중에 하나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가 즐기는 우동은 일본으로부터 전해졌는데, 일본의 우동은 지역마다 생면, 건면, 둥근면, 납작한 면 등 다양한 면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먹는 우동은 시코쿠지방의 굵고 탱탱해 목 넘김이 좋은 사누끼식 우동이다.


우동은 다른 재료 없이  밀가루에 소금물로 반죽을 해서 발로 밟아 반죽 안에 공기를 빼내고 상온에서 숙성을 하고 얇게 펴서 우동 전용 칼로 잘라 면을 만든다.

 

우동제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와 습도에 따라 물과 소금의 양이 조금씩 달라지고 우동의 식감을 좌우하기 때문에 물에 온도와 소금의 양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소금의 품질과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가제면을 하는 식당에서 품질 좋은 천일염을 대량구매해서 3년 이상 간수를 빼고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식 우동을 직접 자가제면를 하는 가게가 몇 곳 안 되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대기업과 개인이 운영하는 제면소 2곳에서 우동제면을 배울 수 있었다.

 

우동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염수 만들기를 위해 천일염을 물에 녹이는데 부유물과 침전물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염수위에 떠다니던 그물 부스러기와 스티로폼부스러기등 알 수 없는 알갱이들을 체로 걸려내면서 이러다가는 큰일이 일어날 것 같던 불길한 예감이 현실에 다가왔다.


지역 대학 연구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국내산 2종과 외국산(호주·뉴질랜드·프랑스·중국) 4종을 분석한 결과, 모든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었고, 천일염 1㎏당으로 따지면 프랑스산은 2420개, 중국산은 170개, 국내산은 최고 280개가 들어 있었다 한다.


세계최고의 천일염이라는 프랑스 게랑드(Guerande)소금과 공업지역과 떨어져 청정해역이라는 호주 천일염에서도 검출되었고, 천일염은 아니지만 남극해에서는 1㎢당 최대 28만6000개, 북극해는 바다얼음 1L당 1만 2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고 하니 미세플라스틱으로 안전한 바다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의 문제는 천일염뿐만이 아니라 모든 수산물, 즉 어류, 패류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이러한 문제는 먹이사슬을 따라 최종적으로 우리 인간에 몸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에서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그래서 시민들은 더 걱정되고 불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식생활에 빠질 수 없고 지역민의 자존심과 같은 중요한 천일염의 불편한 진실 앞에서, 미세플라스틱 처럼 둥둥 떠다니는데 이를 애써 외면하고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시급하게는 천일염 생산 원수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수질관리와 미세플라스틱의 유입을 막고,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각종 이물질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하게 하여 안전한 천일염 생산에 힘써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바다쓰레기 수매제를 확대하고, 철저한 폐어구 관리와 해양정화사업 확대, 적극적인 육상으로 부터의 폐기물 유입차단들이 필요할 것이다.


바다쓰레기문제는 미세먼지와 같이 우리나라와 연안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 일본 등 인접국과의 세계해양 환경과 폐기물 오염등에 대한 문제이기에 국제적인 해결노력이 필요한 어려운문제이다.

 

해양환경과 바다쓰레기, 미세플라스틱문제를 외면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식탁에 맛있는민어회도, 싱싱한 생굴도, 땡땡하고 시원한 우동도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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