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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해양 유물 전시관을 점령하라! - 양승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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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7  13: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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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해양 유물 전시관을 다녀왔다. 해양유물 전시관은 ‘태안선의 인골, 그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9월 30일까지 전시했었다.

  나처럼 해양 유물 전시관을 좋아하는 사람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미술 교사로 지내다 명퇴한 선생님이다. 그분은 사람을 만날 일이 있으면 전시관의 카페를 자기집 테라스라며 거기서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멋지지 않은가! 해양 유물도 스케치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대저택을 지니고 있어서! 선생님의 발상이 놀랍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는 선생님이 부러웠다. 

  마음만 내키면 언제든지 전시관에 와서, 다양하면서도 아름다운 청자를 곁에 두고 본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더욱이 깨어진 유물에서 수백 년의 우리의 역사를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유물을 보면서 가슴이 뛰는 이유는, 말로만 듣는 반만년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먼저 신안선을 보았다. 신안선은 우연히 어부의 그물에 올라온 청자 꽃병으로 인해 발견됐다.

1323년에 침몰되었는데 650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신안선을 수년 동안 발굴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수중 고고학이 탄생됐다고 한다.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유물은 특정 시점의 과거생활상과 사회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바닷속 타임캡슐’이라고 말한다. 참으로 적절한 말이다. 수중 고고학자들이 타임캡술을 만날 때 느끼는 그 감동이 얼마나 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우리는 태안선에서 나온 인골 앞에 섰다. 태안선은 12세기 중엽에 탐진(현재 강진)에서 만든 25,000점의 고려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가다가 폭풍을 만나 좌초했다. 발굴 과정에서 사람의 척추뼈와, 어깨뼈, 팔뼈를 발견했다. 다섯 겹으로 켜켜이 쌓인 청자 더미 아래였다. 어깨뼈와 척추뼈가 틀어진 것은 선적된 화물에 깔려 있어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 흔적이라고 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보여 준 인간의 모습은 늘 처절하다.   

   뼈가 깊은 바다에서 소실되지 않았던 것은 인골의 주인공이 화물에 깔려 있어서 이동이 불가능했고, 그 위에 쌓인 뻘에 산소가 접근할 수 없어서 이나마 남아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월호와 결과가 다른 이유였다. 어머니와 함께 온 아이들이 열심히 듣고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어린 시절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자주 읽었다. 어느 날 트로이에 관련된 글을 읽다가 하인리히 슐리이만을 알게 되었다. 당대의 사람들이 트로이 전쟁을 그야말로 신화로 여겼던 반면에 슐리이만은 역사적 사실로 확신했다. 호메로스가 지은 ‘일리아드’의 삽화를 보는데, 견고한 트로이의 성벽이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성벽이 견고하기 때문에 성터도 남아 있을 거라 확신했다.

  슐리이만은 트로이를 발굴하기 위해 고고학을 공부했다. 틈틈이 그리스어도 공부했다. 발굴을 위해 오죽하면 독일인 부인과 이혼하고 그리스인 부인과 재혼할 정도였다. 가난한 그는 발굴을 위해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 그리고 터키의 히사를리크 언덕에서 유적을 발굴했다. 그 언덕은 로마시대뿐 아니라 선사시대까지 여러 시대를 겹겹이 보여 주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트로이 전쟁이 신화가 아니고 사실이며 역사라는 것, 그의 상상력이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는 것.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엄청난 유물로 보여준 해양 전시관의 ‘타임캡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안선을 발굴하면서 해양고고학을 만들어낸 것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일했는데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니, 여기를 찾아오는 모든 아이들이 꿈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재미는 존재의 근거다. 우리는 재미있으려고 산다.’는 누군가의 말이 문득 생각났다.

 목포 해양 유물전시관은 수만 개의 도자기가 있다. 고려인들의 살림을 들여다 볼 수도 있게 되었다. 어른들이 그렇게나 노래부르는 고려청자가 무한하다. 전국에서 목포 해양 유물 전시관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전국의 어른들이 아이들을 손잡고 전시관을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이 여기서 꿈을 만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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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수
글 쓰시느라 바빠서 얼굴보기 힘든가 봅니다. 역사와 전통을 뛰어넘는 청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생각이 다른 거라고 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유물을 본 아이들이 만드는 현대 청자 탄생을 기대합니다.
(2018-11-07 17: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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