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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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결산
  • 이효빈
  • 승인 2018.11.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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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 대중성 호평 속 수묵비엔날레 폐막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오늘의 수묵,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9월 1일 개막한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10월 31일을 끝으로 두 달 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에는 15개국 266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목포와 진도 6개의 전시관에 312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에 따르면, 누적관람객은 총 29만3천명(외국인 1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비엔날레 사무국은 수묵비엔날레를 찾은 관람층이 전문가와 아마추어, 국적과 연령, 성별의 구분 없이 그 폭이 매우 넓었다고 밝혔다. 특히, 동양화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줄을 이었고, 초중고 학생들은 2학기 현장체험학습을 대거 신청하여 생생한 배움의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과 가을여행객의 발길을 붙잡으며 지역의 문화생활 수준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수묵이라는 한 가지 테마로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전시, 체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구성으로 동시대 대중과 호흡하는 미술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수묵비엔날레는 전남의 문화적 잠재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은 물론 전통수묵을 성찰하고 한국수묵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수묵축제의 전범(典範)을 보여줬다. 수묵비엔날레를 준비해온 지난 2년의 시간과 두 달 간의 축제 현장을 담아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결산한다.

△(목포권) 현대수묵의 재창조  (진도권) 전통수묵의 재발견
 수묵비엔날레는 목포와 진도 6개의 전시관에서 각각 주제전으로 치러졌다. 진도권 3개의 전시관에서는 실경산수화를 포함하여 전통수묵의 깊은 울림을 만날 수 있었고, 목포권 3개 전시관에서는 각양각색의 종이류와 스티로폼, 천, 나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현대수묵의 재기발랄한 표현을 볼 수 있었다.
 비엔날레1관(목포문화예술회관)에는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수묵콜라보레이션, 수묵을 새롭게 해석한 현대수묵 작품들과 필묵을 중심으로 한 거장들의 산수화, 수묵추상의 묘미를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비엔날레2관(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서는 국내 신진작가 및 서양작가들의 실험적 수묵작품과 대형수묵이 설치되어 수묵의 탈공간화와 탈지역화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비엔날레3관(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갤러리)에서는‘전통과 가통이 계승되는 전남종가전’이라는 전시제목으로 전남의 대표종가 10개소를 수묵화, 사진 등으로 연출하는 전시가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진도 운림산방에 위치한 비엔날레4관(남도전통미술관)에는 남도산수화 및 전통산수화의 새로운 해석과 시도를 담은 작품을 전시했고, 비엔날레5관(금봉미술관)에는 전통에 충실한 동양산수화와 남도화맥의 전통을 잇고 있는 작품들을 액자, 판넬, 족자 등으로 연출하여 다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진도향토문화회관에 위치한 비엔날레6관(옥산미술관)에서는 전통산수에서 실경산수로의 변화를 시도하는 작품들을 전시했다. 수묵에 대한 기존관념을 탈피한 작품들을 한·중 작가 합동전으로 기획하여 두 나라 작가들의 분위기를 비교 감상할 수 있었다.

 

△ 국제적수묵수다방, 수묵아트월, 깃발미술제
 목포역과 유달산 그리고 목포항으로 이어지는 원도심 주민과 함께 만든 전시도 있었다.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비엔날레 정신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있는 프로젝트로 “국제적수묵수다방(國際的水墨數多芳)”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11개국 25명의 작가가 1개월 동안 목포 원도심에 머물며 수묵창작워크숍 비롯하여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 작품 200여 점을 전시했다.
 전시관 밖 전시는 또 있다. 목포문화예술회관 야외마당에 설치한 ‘수묵아트월’은 거대한 철제큐브의 4면을 장식한 설치작품으로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았다. 서울대, 홍익대, 동덕여대, 조선대, 전남대 등 22개 전국 미술대 수묵전공 학생들이 참가하여 251개의 그림이 모여 완성된 작품이다. 한국화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수묵화가들이 나서서 수묵을 세계에 알리고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자 만든 공간이다.
 이와 함께 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을 수묵깃발로 둘러싼 ‘깃발미술제’도 포토존으로 각광을 받았다. ‘깃발미술제’는 22개 대학 대학원생들(167명)과 수묵작가들(50명)의 작품 217점을 4미터 대나무에 설치하여 햇살과 바람을 타고 자연과 교감하도록 구성했다.

 

△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열정 넘치는 도슨트의 알기쉬운 작품해설
 비엔날레1관(목포문화예술회관)과 4,5관(진도운림산방)에는 수묵목판체험, 수묵캘리그라피, 수묵화그리기, VR수묵 등 수묵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비엔날레 행사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부채나 머그컵 등에 직접 수묵화를 그려보는 체험과 VR수묵체험은 학생단체관람객의 단골코스로 반드시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수묵에코백, 수묵화부채, 수묵머그컵, 컵받침을 직접 꾸며 가져갈 수 있어 외국인, 아이들뿐 만 아니라 어른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초?중?고 학생들은 현장체험학습을 통해 수묵의 다양한 면모를 접했고 외국인들은 한국문화의 탁월함을 수묵을 통해 재발견하는 기회를 얻었다.
 전시관을 방문한 국내?외 관람객들은 현대수묵의 집대성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전시규모에 놀라고 수묵이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미술작품의 특성상 해석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시관마다 배치된 열정 넘치는 도슨트들은 알기 쉬운 작품해설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 국내외 폭넓은 관람객층 확보
 수묵비엔날레를 만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관람객들이 목포와 진도를 찾아왔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생, 미술을 공부하는 대학생, 가족단위 관람객, 외국인 유학생, 아마추어 화가, 각종 동호회 단체 등 수묵비엔날레는 폭넓은 관람층을 끌어모았다.
 국제행사답게 행사기간 내내 전시관마다 외국인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중국 장시성 대표단, 베트남 단체관광객을 비롯하여 외국인 유학생, 한국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등 방문외국인의 국적도 다양했다. 수묵을 처음 접한 그들의 반응은 문화충격에 가까운 것이었고, 이번 행사가 수묵을 바라보는 서양의 시선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전남도지사 시절 국제수묵비엔날레를 기획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목포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전시관을 관람한 후 목포 수묵체험관에서‘국제수묵비엔날레 남도 藝魂(예혼)을 깨우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주민, 김태년, 윤호중 국회의원 등이 목포문화예술회관의 작품들을 꼼꼼히 둘러봤다. 이외에도 박지원, 윤소하, 손혜원 국회의원이 방문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

△ 2020년 수묵비엔날레 준비, 첫 대회 미비점도 보완해야
  수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완전히 새로운 수묵세계를 보여준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61일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첫 대회가 주는 부담감에도 목표관람객을 무난히 달성하고 언론과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등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렇게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수묵비엔날레는 향후 국내 최대 수묵축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2년의 준비기간과 행사운영 중 노정된 미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병용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장은 “올해 12월까지 백서 작업 등을 통해 준비단계와 운영과정 전반을 돌아보고 공과를 면밀히 살펴 2회 행사 때부터는 시행착오를 줄여 첫 대회를 능가하는 알찬 비엔날레로 만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히며 「2020수묵비엔날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2년 뒤 다시 돌아올 수묵비엔날레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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