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웅 칼럼니스트 - 불편한 진실 둘. 우리안의 일본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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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칼럼니스트 - 불편한 진실 둘. 우리안의 일본음식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1.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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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들의 일상 안에서 일본(日本)이라는 키워드는 평소에 쓰는 말에서, 음식에서,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건축물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36년이라고 하지만 사실 목포는 1897년 개항으로부터 치자면 50년이상을 일본의 예속의 세월을 지내온 곳이고 다른 곳에 비해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사실상 목포 개항과 도시형성, 산업, 문화 등 주요한 모든  부분이 일본인들의 몫(?)이었기에 말과 식생활로 대표되는 문화 속에 일본의 문화가 깊이 자리 잡고 있고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우리안의 일본문화 그중에서도 일본음식에 대해 알아보면, 과연 우리 전통음식이 존재하는가할 정도로 일본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높다는 불편한 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목포의 전통식품(?)이라고 광고하는 연산동 신동마을 울외장아찌가 있다. 여름철 찬밥에 물한그릇 말아서 다른 반찬 없이도 먹었던 기억이 있던, 어르신들이 보통 <나나스끼>라도 부르던 일본 나라 현의 장아찌(쓰케모노)인 <나라즈케>가 바로 울외장아찌다. 국내 생산량을 보면 목포와 같은 개항 도시인 군산이 70%이상을 차지하고 목포가 그 다음인 것 같은데 유래나 생산량등을 보았을 때 목포의 전통식품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도시락 반찬으로 많이 먹던 <아부라기>는 어묵, 그중에서 기름에 튀긴 얇은 어묵이나 유부를 말한다. <오뎅>은 국이나 반찬으로 사용되는 어묵을 이야기 하는데 일본에서는 보통<가마보꼬>이라 한다. 제조방법, 지역, 원료에 따라 명칭이 다르고 종류도 다양하다, 중식당이나 분식집 기본반찬의 대명사인 <다꽝>은 일본의 스님들이 만들어 먹었다는 사찰음식 단무지, 요즘 같이 쌀쌀한 날씨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동네 골목어귀에 국화빵, 붕어빵도 무더운 여름철에 많이 먹는 팥빙수도 한 겨울에 먹는 단팥죽도 일본의 대표간식이다. 시험 전 수험생들에게 선물로 인기 있는 찹쌀떡 <모찌>, 제과점에 단팥빵도 <앙팡>이라는 일본 빵이다. 빵이라는 이름도 포르투칼어 '팡'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유래했다.

면류에서는 요즘 밥보다 더 많이 먹는다는 인스턴트라면도 일본 닛신식품의 창업주였던 안도 모모후쿠가 최초로 상품화한 <치킨라멘>이 원조다. 여름철 많이 먹는 메밀국수 시원한<소바>는 원래 일본에서는 겨울에 먹던 면 음식인데 우리나라에 와서는 여름음식이 되었다.

중국식당의 대표메뉴인 <짬뽕>은 중국에서 시작해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정착된 동북아3개국문화가 녹아있는 음식이다. 그 외에도 유래와 조리방식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돈까스, 불고기, 김밥도 일본에 통해 들어왔거나 영향을 받은 음식이다. 

음식문화는 언어와 복식등과는 다르게 영향력이 강한쪽에서 약한쪽으로만 일방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영향을 미쳐가면서 발전해가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 유래되었지만 우리의 재료와 특색과 취향에 따라 더욱 발전적으로 변형되고 발전시켜 우리식문화에 포함시키면 우리것이 되는 것이고 우리가 다른 지역으로 또 전파 시켜나갈 수도 있는 것이 음식문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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