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라 쓰고 위로라 읽는다 - 김인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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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 쓰고 위로라 읽는다 - 김인숙 칼럼니스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1.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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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좋아? 개가 좋아? 누군가 물어볼 때마다 나는 주저 없이 개라고 대답을 했었다. 실은 둘 다 싫어! 였지만 그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던 탓에 개라고 미리 대답을 준비하고 다녔던 것도 같다.

요즘은 나만 없어, 고양이! 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고양이가 트렌드가 되었다.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사랑받는 이유는 1인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의 실정 때문 일 것이다. 고양이는 일단 배변훈련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모래를 준비해주면 그 안에 싸고 덮는 기특한 습성까지 있는 것이다.

깨끗한 동물인 고양이는 쉼 없이 자기 몸을 그루밍을 한다. 그래서 고양이는 따로 목욕을 자주 시켜주지 않아도 된다. 또 강아지보다 표현력이 덜 하고 독립적인 성격의 고양이는 혼자서도 잘 생활을 한다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도 외로움을 분명히 탄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우두커니 앉아서 가족이 오기를 기다리는 고양이는 너무도 많다. 또, 고양이가 놀랍도록 놀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길 바란다. 고양이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종일 새침하게 앉아있거나, 잠을 잔다거나 하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깃털 하나에도 온몸을 점프시키고 채터링까지도 하니 놀다보면 집사가 먼저 지치는 경우도 흔하다.

고양이를 말하기를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한다. 내가 고양이에게 받은 위로는 그 어떤 것에서 받은 것보다 묵직한 것이었다. 이제 고양이 없이 살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언젠 부터인지는 몰라도 나는 조용히 고장 나 있었다. 옆에서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느리고 조용하게. 그렇게 찾아온 우울감과 상실감은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그러다 고양이를 만나고, 알게 되고, 고양이를 챙기는 나와 같은 사람들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위로를 받고 또 위안을 한다.

저자가 입양을 한 조이라는 고양이는 너무 훌륭해서 생각하고 있으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조이는 보호소에서 뒷다리를 쓰지 못한 채, 우리에게 왔다. 대소변을 온 몸에 범벅을 하고 꼼짝 못하는 조이를 봤을 때는 절망적이었다. 매일 씻기고 말리는 일이 고된 보호소 생활에 더 큰 무게도 다가왔다.

넘쳐나는 고양이들 사이에 후지마비 고양이를 안고 갈 자신이 없었다. 안락사 이야기까지 나왔고, 나는 그것에 찬성했다. 살려야할 고양이가 너무 많았다. 매일이 전쟁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돌아와 매일 울었다. 시련이라고 생각됐다. 고양이를 알아 위로받기는커녕 왜 이렇게 힘든 삶을 택했나?

내 자신에게 원망을 했다. 너무 반짝이는 눈빛을 가졌던 조이를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야 숨을 쉴 것 같았다. 그래도 조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조이를 봉사자분들이 지켜냈고, 광주까지 매주 3번씩 침 치료를 받아 신경이 돌아왔고, 지금은 내 곁에서 지내고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얼마나 고마운지. 지금은 서고 몇 발자국씩 걷기고 한다. 조이는 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산다. 지금의 조이를 보면 다들 기적이라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기적을 보면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이처럼, 고양이처럼 우리는 오늘도 잘 이겨내야 한다. 힘들 때 는 원대한 희망을 품고 사는 것보다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도 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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