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산단 우발채무 ‘폭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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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산단 우발채무 ‘폭탄 돌리기’
  • 김영준
  • 승인 2018.12.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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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득 → 박홍률 → 김종식 → 목포시민(?)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동의안이 가결되면 대양산단 대출 만기일을 연장하게 돼 재정위기 지자체로 지정되는 것을 피할 수 있고, 666억원의 이자비용 절감과 충분한 분양기간 확보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 지난 2015년 11월, 목포시가 대양산단 분양률이 17%에 불과해 기한내 대출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자 대출금 상환 기일을 늦추는 내용의 ‘사업부지 책임분양 확약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시의회 설득 명분으로 내세운 입장이다. 

3년이 지난 지금, 대양산단 대출금 잔액 상환 만기일을 4개월여 앞두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대출금 상환 기일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지방채 발행’을 통해 빚을 내 빚을 갚는다는 차이 뿐이다. 대양산단 관련 채무는 1,890억원. 이중 목포시가 계획한 지방채는 1,300억원이다. 이 빚은 목포시민들이 직접 빚을 안는다는 의미다. 시민 1인당 54만 여원 꼴이다. 

대양산단은 지난 2009년 개발계획 승인을 시작으로 2012년 보상협의를 통해 2013년 공사를 착공했다. 본격적인 분양은 지난 2014년부터 2019년 분양을 완료하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번 시의회 정례회 기간동안 목포시가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 보고한 분양률은 50.5%이다. 이마저도 17.9%는 분양계약서도 작성되지 않은 상태다.

결과적으로 대양산단 조성사업은 실패한 ‘나쁜 행정'의 전형이다.

당초 대양산단은 민선 3기 전태홍 시장 때, 목포시 관할 구역 내 공단 부족으로 기업들이 영암과 무안 등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간다고 하여 대양동 축구센터 인근에 공영개발방식으로 검토 됐지만 3천여 억 원대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추진을 접었다.

하지만 민선 5기 정종득 시장은 2012년 1월 민간개발 방식으로 변경 후 이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분양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포스코 등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를 꺼리자 목포시는 2012년 1월 20일 “대양산단 사업부지 책임분양 확약 동의안”이란 계약서를 통해 목포시가 모든 채무를 보증한다고 약속하면서 이 사업을 끌고 나갔다. 

민간사업에 대해 목포시가 모든 채무를 보증한다는 ‘노예계약’ 체결 이후 목포시는 채무 덫에 빠지게 됐다.

정종득 전 시장은 당시 대양산단이 조성되면 생산 유발효과만 2,553억 원에 이르고 부가가치 유발효과 1,354억 원 등 총 4,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부가가치와 1만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다고 밝혔으나 준공 4년이 지난 지금 분양이 저조하면서 그 결과는 빚만 남은 상태다.

목포시정을 넘겨받은 민선 6기 박홍률 전 시장 또한, 분양률 올리기에 발벗고 나섰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014년 민선 6기 목포시장에 당선된 박홍률 전 시장은 취임 초부터 퇴임 시까지 대양산단 빚에 발목이 잡혔다. 박 전 시장은 임기 내 도래한 채무 상환이 어렵게 되자 지난 2016년 상환기일을 2019년으로 연기하고, 5.5% 이자를 3.4% 낮추는 새로운 대출약정을 시 의회 승인을 요청한 뒤 일부 의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 진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민선 6기 4년 동안 대양산단 분양을 통해 갚은 땅값은 860억 원이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지금, 대양산단 관련 1,900억 여원에 이르는 보증채무가 남아있다. 특히 내년 4월로 다가온 채무상환은 결국 민선 7기 김종식 시장을 압박하면서 시장 취임 3개월 여 만에 1,300억 원 지방채 발행이란 카드를 내놓게 했다. 이는 후보 시절 빚을 갚기 위해“지방채 발행은 없을 것이다”고 공언한 것을 뒤집는 것이다.

김 시장은 현재 한국투자신탁에 주고 있는 3.4% 이자를 2%로 낮추기 위해 지방채 1,300억 원을 발행, 한국투자신탁에 1,300억 원만큼 땅값을 지불해 1,300억 원의 땅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연간 20억 원에 이르는 이자를 절약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지난주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박용)는 ‘김 시장의 방안’을 부결시켰다.

도시건설위 최홍림 의원은 “준공 4년이 지난 대양산단의 지금 모습은 정종득 전 시장이 말한 장밋빛 청사진은 온데간데 없고 목포시에 수천억 빚만 남겼다”며 “과연 누구를 위한 산단인지, 김종식 시장도 대양산단 채무와 관련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보다는 심도 있는 장기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양산단 채무 문제는 시민혈세로 막아야 할 일이 됐지만 이 ‘나쁜 행정’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이 목포의 현실이다.
김영준기자

▲우발채무란= 현재는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장래에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특수채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건설사가 건물을 완성했는데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다든가, 건설사의 사업진행이 갑작스럽게 지연되면 우발채무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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