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항지 광저우(廣州)에 대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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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항지 광저우(廣州)에 대한 감상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2.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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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제6회 동아시아도서해양문화포럼에 참석하고자 중국 광동해양대학이 있는 잔장(湛江)에 다녀오는 길에 광동성의 省都이자 개항도시인 광저우(廣州)시를 방문하였다. 광저우시는 중국 한(漢)나라시대부터 해외무역을 시작하였고, 당나라, 송나라를 거치면서 급속하게 발전하여 페르시아, 아라비아와 교역을 하였던 중국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무역항이다. 명나라때 바다를 폐쇄한 쇄국과 해금(海禁)정책에서도 광저우만큼은 무역을 할 수 있었을 만큼 역사적, 지리적으로 중요한 항구이다. 그러한 장구한 역사적 배경만큼 도시 각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대의 역사유적은 시대를 관통하여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도시 지하에는 당, 송, 명, 청나라 시대의 기간산업인 도로가 깔려있고, 부분적으로 이것을 발굴하여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송, 명, 청나라때 도로가 겹쳐있고, 현대의 도로가 그 위에 있다는 것으로 도로라는 것이 단순한 통로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한 시대의 역사성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중국역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1>

▲ 1. 웨시우산[越秀山] 공원 주변 리우화호(流花湖).

생태학자로서 제일 눈에 띈 것은 도로 주변의 녹지대였다. 4차선 도로 중앙부와 양쪽 도로변에 상록활엽수가 울창하게 조림되어 있고, 공원은 말할 것도 없고, 아파트 주변이나 짜투리땅에는 당연히 숲이 조성되어 있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도시공원(숲공원, 수변공원)이 많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이 최근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관리해 온 공원도 많이 있었다. 중국도 아파트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을 하고 있지만, 녹지조성이나 휴식공간, 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매우 선진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오래전부터 명상을 즐겼고, 주민들은 춤도 추고, 태극권도 단련하는 그러한 힐링의 장소로서 공원을 이용하였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공원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 역사적 배경은 중국과는 사뭇 다르다. 광저우시는 난온대지역에 위치하고, 남중국해의 해양성 기후에 접해 있는 도시라서 늘푸른 나무가 번성한다. 또한 광저우시는 우리나라에서 조경수로 많이 이용되는 꽃나무들의 자생지로서 공원내부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사진 2>

▲ 2. 광저우시에는 아파트단지내에 다양한 도시공원이 조성되어 있음. 마침 국화축제를 하고 있었다.

도로를 달리는 대형버스는 거의 전기차였고, 택시도 대부분 가스를 이용한 것이 많아서 인구 1500만명의 대도시임에도 공기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불과 10여년전 북경에 갔을 때 느꼈던 매캐한 공해는 광저우시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사실 도시내부에 상록성 교목이 이렇게 많다면, 공기를 정화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 생각된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앞서는 것은 전기를 이용한 교통수단이다. 자전거, 택시, 버스를 중심으로 중국 대도시의 공기의 질을 쾌적하게 바꾸고 있다.


광저우시는 역사적으로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도시의 중심부와 주변의 경계가 확장되어 왔다.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의 일환으로 광저우시는 과거의 실크로드를 재현하는 신실크로드의 핵심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주변에는 1000만 인구의 선전(深&#22323;市)이 있고, 홍콩과 마카오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서쪽 잔장(湛江)은 800만 도시로서 하이난섬과 접하고 있다. 중국은 광동성 해안부를 통하여 신남방정책을 시작하였으며, 그러한 정책에 따라서 광저우시는 새로운 역사적 사명을 갖게 되었다.<사진 3>

▲ 3. 젊은이들이 모이는 번화가에는 중국 근대화시대를 묘사하는 다양한 조각, 동상 등이 세워져 있었고, 광저우의 역사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각종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광저우 시민들에게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여러 도시를 갔고, 조사를 하였지만, 광저우시처럼 도시녹지가 잘 발달되고, 또한 공기가 쾌적한 도시는 처음이다. 물론 광대한 중국이라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는 많지만, 고대도시로서의 문화적 특성과 근대화 과정의 여러 우여곡절을 잘 견뎌내면서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광저우시는 중국의 야심찬 남방정책을 보여주는 新開港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 본다. 도시 숲은 역시 인간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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