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 목포의 미래 100년, 이제 문화가 목포를 살린다
상태바
김대중 칼럼 - 목포의 미래 100년, 이제 문화가 목포를 살린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1.30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가 문화의 세기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목포에는 문화가 있다. 성결구절에 “보라 나중된 자로서 먼저 될 자도 있고, 먼저된 자로서 나중 될 자도 있느니라”라는 말씀이 있다. 여러 의미로 해석되지만 필자는 세상사가 부침과 반전이 있다는 뜻으로 읽는다. 100년 전 영화로웠던 목포를 돌아보면서, 그리고 앞으로 100년 후 목포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더욱 되새겨지는 말이다. 물론 목포가 어떤 면에서 먼저 되기도 했고 나중 되기도 했다. 2019년 이제 먼저 될 기회가 왔으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고장 목포가 근대적 도시로 탄생한 것은 1897년 개항에서 비롯되었다. 정확히는 지금의 안산, 창원이나 강남처럼 신도시 개발로 탄생한 계획도시였다. 부산과 인천에 이어 세 번째 국제교역항으로 시작하여 1930년대에는 남북한을 통틀어 3대 항구이자 6대도시로 전성기를 누렸다. 전국 각처에서 희망을 찾아 수많은 사람들이 신도시 목포로 모여들었고 근대 문화 또한 발달하여 '예향목포'가 형성되었다. 故 차범석 극작가의 회고를 보면 열두 살 되던 1936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 무용가 최승희가 목포 평화극장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할 정도로 그 당시 목포는 최고의 예술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광복과 분단으로 중국, 일본 등과 교류가 끊어지면서 무역항기능이 쇠퇴했고, 경제개발 축이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에 집중되고 나아가 지역차별과 소외의 그늘 속에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러한 쇠락으로 인해 개발이 지체되었고 역설적으로 그 당시 형성되었던 근대 역사문화는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존되었다.

지금 손혜원 의원이 붐업(Boom-Up)시킨 유달동 문화재 거리를 보면서도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시절 목포시가 구)동양척식회사 건물, 동본원사 건물, 유달산 부동명왕상, 홍법대사상등 문화재를 철거하려 했을 때 뜻있는 시민들이 나서 어렵게 막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한 최근 이난영, 남진, 조미미등으로 이어지는 대중가요의 전통을 국내 최초의 트로트가요제인 난영가요제로 이어온 목포임에도, 남진기념관은 고흥에 세워지고 트로트가요센터는 영암에 건립되는 연유를 스스로 설명하기가 참 궁색하다.

보존되고 가꾸어야 할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더욱 가치 있고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무형의 문화유산이다. 목포가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한 다른 지역과는 다른 점은 무형의 문화유산 또한 면면히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목포가 경제로 융성할 그 당시 김우진, 박화성,차범석,남농,이매방등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이 가업을 잇기보다는 문학 또는 예술분야로 많이 진출하였고 지속적으로 예술가들을  길렀다. 필자가 30년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 목포 전체 고등학교 학생들의 모의고사 평균성적이 전남 동부권 도시 학생보다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유독 국어 평균성적만 상당히 높았던 기억을 갖고 있다. 우리 목포 시민들이 훌륭한 문화적 DNA를 물려받았다고 하면 과장된 말일까? 어쨌든 이런 목포시민들의 기질이 오늘날 근대 역사문화를 지켜오고 '예향목포'를 유지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포의 미래 100년이 문화에 있다는 취지에서 두 가지 제안을 해보고 싶다.

첫째, 목포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출향민이 참여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시민들의 기증과 기부로 자연과 문화유산의 영원한 보존을 위해 활동하는 NGO이다. 1895년 영국에서 빈민 주거지 재생운동으로 시작되어 한국에서도 좋은 성공사례들이 있다. 2000년대초 서울 성북동일대 재개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민과 기업 등이 10억원을 모아 '최순우 옛집'을 매입하여 보존하고 있고, 나주 도래마을 옛집도 이 운동으로 보존하게 되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운동이다. 우리 목포의 역사 속에서도 상여계,만인계,어촌계등이 활발했고 시민들 기부로 구목포청년회관건립,주간목포신문발간,유달서점운영등의 사례가 있어 목포시민들의 기질과도 잘 맞는 운동이다.

둘째,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육성에 대한 100년 플랜 만들기를 제안한다.
문화산업은 고용유발효과가 타 산업에 비해 월등하며(문화산업 24.5, 제조업 8.8), 특히 젊은이들이 선호한다. 100년 플랜이라고 한 것은 문화라는 것이 단기간에 생기지도 사라지지도 않기 때문에 장기계획을 세워야 하고 구성원의 참여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향목포란 명성처럼 문화적 감각은 전통과 현대가 다르지 않다. 문화인재를 육성하고 문화 인프라를 차근차근 만들어 간다면 향후 100년을 행복한 목포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