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사태에 이목 쏠리자… 박지원ㆍ윤소하 ‘목포 주도권’ 경쟁
상태바
손혜원 사태에 이목 쏠리자… 박지원ㆍ윤소하 ‘목포 주도권’ 경쟁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1.30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포시민신문=편집국]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투기 의혹'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지역 정치인 간에 때아닌 목포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목포 출신인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나란히 목포 발전을 고민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면서다. 목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들의 조바심을 부추겼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목포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박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평화, 통합, 문화예술이 있는 박물관식 목포역사 건설’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며 포문을 열었다. 목포역사의 거점화와 현대화, 활성화 등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방점은 ‘문화’에 찍혔다.

박 의원은 토론회 모두 발언을 통해 “경주가 천년고도, 역사문화의 보고라면 목포는 근대역사문화의 보고”라며 “예향 목포의 문화적 가치를 담은 역사(驛舍)를 만드는 것은 역사(歷史)적 과제”라며 ‘문화 역사’ 건립을 역설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병호 전남도 행정부지사,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정순주 목포부시장 등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축사와 발표를 통해 박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고, 실제 토론회에서도 목포 역사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포괄하는 문화적 상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방법론이 등장했다.

주제는 달랐지만 논리적 흐름은 ‘적산가옥 등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구도심발전’이란 손 의원의 주장과 일치했다. 박 의원이 손 의원과 선명한 대치 전선을 이어가는 시점에 지역 문화를 접목한 목포역사 건립을 역설하고 나온 것은 문화발전 이슈를 뺏기지 않고 오히려 끌고가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날 토론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 행사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것”이라며 “목포시장이 역사에 아파트 건설 계획이 있다고 해서 반대했고, 이번에 목포의 문화를 살린 박물관을 짓자고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 출신인 윤 원내대표는 아예 목포 현장을 찾아 ‘목포 근대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활용’을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자신이 목포 출신 정치인이란 점을 부각하며 지역의 스피커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목포대를 졸업하고 30여년간 목포 지역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한 목포 토박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노이즈 마케팅이 계속되면서 목포에 과도한 관심이 쏠리고 소모적 논쟁과 정쟁이 이어져 이를 막으려 급하게 토론회를 준비했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목포를 근대역사문화공간, 항일 운동의 역사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처럼 생긴 목포에 대한 관심과 발전 이슈를 주도하면서 지역 정치인으로서 확실한 자리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3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회에는 80여명의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박지원 “박물관식 목포역사 만들 것”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역구 의원은 지역구를 위해 영혼을 판다”면서 자신이 목포 지역구 의원으로서 노력해왔음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임성에 들어설뻔 했던 목포역을 원도심(창성장 인근)으로 복귀하게 한 것, 목포역을 ‘문화 역사(驛舍)’로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해왔던 점을 들었다.

박 의원은 “오늘 토론회는 작년에 저희 의원실에서 했던 정책 연구 용역 과제를 구체화하고 박물관식 역사 구축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목포 역사를 가장 목포답게 만들어 한반도 평화, 영호남 통 지역균형 발전을 모색하고자 일찍부터 제가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물관식 목포역사’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경주가 천년고도 역사문화의 보고라면 목포는 근대역사문화의 보고”라면서 “천편일률적인 KTX가 아니라 역사가 담긴 박물관식 목포역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목포에서의 자신의 성과도 언급했다. 그는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도청과 가깝다며 목포역을 원도심이 아닌 임성지역으로 옮기려고 했다"면서 "저는 거기에 목포역이 들어서면 목포는 죽는다고 주장했고, 다시 원도심으로 가져오기까지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임성, 삼양지역에 3000명의 유권자가 있는데 그곳에 부동산을 가진 분들이 저를 불러서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원도심에 역사가 들어서야 한다고 해 다시 목포역으로 가져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개하며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도 강조했다. "사실 국회의원 토론회에 장관이나 시설공단 이사장이 잘 안온다. 그런데 오셨다"면서 "김 장관이 목포를 경유노선에 대해 확정해줘 2023년까지 서울 목포를 2시간 이내 오고갈수 있는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 의원은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동한 매입을 이해충돌로 보시다가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 "충분히 얘기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떨고 있다고 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면 되나"라는 질문에는 "방송에서 내 심정을 솔직하고 재밌게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구 의원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 영혼을 판다"면서 "(손 의원에 대해 말한 것은) 지역구 국민들의 우려사항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 일이지 거기에 섞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윤소하 의원 25일 목포서 문화재 활용방안 토론회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같은 날, 손혜원 의원의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으로 논란이 된 목포에서 문화재 활용방안에 대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3시 목포시 죽동 만인계웰컴센터에서 열린 목포 시민 긴급 대토론회는 윤소하 의원실 주최로 ‘목포 근대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활용’ 주제를 놓고 진행했다.

1·2부로 나눠 진행되는 토론회는 1부에서 최성환 목포대 교수, 이승만 목포시 도시문화재과장, 김용희 문화재청 사무관이 토론을 펼쳤다.

또, 2부에서는 지역 주민, 자영업자, 문화계, 역사학자 등 각계 인사 5~6명이 참여해 자유 형식으로 목포 근대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시민 의견을 나눴다.

윤소하 대표는 “이번 토론회는 최근 목포 원도심을 둘러 싼 정쟁을 중단하고,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어떻게 보존 활용할 것인지로 논쟁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열린 공간”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목포를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항일 운동의 역사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 의원은 “박지원 선배 의원께 엄중히 부탁한다. 서산온금 지구에 3000세대의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며 난개발을 획책할 때 정종득 전 목포시장과 함께 다닌 사람이 누구였습니까?”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최근 손혜원 의원의 '목포 문화재 거리'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윤 원내대표는 "어이없는 토건행정에 함께 한 사람이 박지원 의원이라는 것을 목포 시민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인제 와서 마치 토건행정을 반대했던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재개발에 대한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이리저리 시류에 따라 입장이 바뀌지 않는 일관된 모습, 자기 말에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손혜원 의원에게도 정치적 공방을 멈출 것을 주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목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늘 고마웠다. 하지만 더 이상의 정치적 공방은 목포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으며 책임있는 정치인 자세도 아니다"라면서 "처음 약속대로 목포에 반드시 박물관을 짓고, 지인이 매입한 자산을 포함해 공공의 가치가 큰 부동산은 공공 자산화하는 등 재산상 이득을 보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윤 원내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목포에 현장방문을 한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에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사건 본질을 왜곡하고 게이트 운운하며 과도한 정치공세로 몰아가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라"고 말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자신이 30년간 목포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구도심 주민과 늘 함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목포에 살고 목포를 근거지로 하는 정치인으로서 배가 산으로 가는 최근 목포 구도심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편집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