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 박찬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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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 박찬웅 칼럼니스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3.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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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디귀한 생선 명태이야기이다.
지난달 인터넷 실시간 검색에 “생태탕 판매금지”가 순위에 올라왔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국내산 생 명태를 재료로 한 생태탕을 판매시 처벌받는다”라고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부터는 국내산 명태가 자취를 감춰, 현재 유통되는 생태는 모두 수입산이기 때문에 생태탕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하니 전날 과음으로 인해 쓰린 속을 달래주는 생태탕를 좋아하는 애주가들은 걱정 안해도 될듯하다.
명태라는 이름은 함경도 명천군에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물고기 잡아한 마리를 낚아 고울 사또에게 드렸는데 아무도 그 물고기의 이름을 몰라, 사또가 “명천의 태씨가 잡았으니, 명태라고 하자”해서 명태가 되었다고 유래가 전해진다, 또 함경도같은 북쪽지방에서 잡힌다고 해서 북어라고 하기 했다.
예전에 명태는 흔하디흔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서민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생선이었다. 워낙 인기가 좋아 조업방식, 가공과 유통, 조리방법, 지역에 따라 명태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가공하지 않은 생물을 ‘생태’, 겨울에 잡아 얼린 것은 ‘동태’, 내장을 제거하고 말린 것은 ‘북어’, 겨울 덕장에서 열렸다 녹였다를 반복한 ‘황태’,  소금을 살짝 뿌려 약간 짠맛이 나도록 깡 말린 북어는 ‘짝태’, 건조 과정에서 겉껍질이 검게 마른 북어는 ‘먹태’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 30cm미만의 어린명태를 말린 것이 ‘노가리“ 다.

명태로 만든 음식으로는 직장인들과 애주가들이 좋아하는 생태탕, 동태탕, 황태해장국, 반찬으로도 요리도도 손색없는 황태찜, 코다리찜 등이 있고 부산물인 알로 만든 명란젓, 내장으로는 창난젓을 만든다, 서양에서도 명태를 많이 먹는데 대부분 생선튀김요리나 생선가공식품에 주원료로 사용된다.
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명태는 1981년 연간 어획량 16만t을 정점으로 10만t 이상이 꾸준히 잡혔지만 1990년대부터 급속히 줄어들어 2001년부터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있고 2014년도에 2~300마리 정도가 잡혔다가, 2018년에 4월에 200여 마리 12월에 1300여마리 잡히다가 반갑게도 올 겨울에 2만여 마리가 잡혀 명태가 다시 돌아온 것 아니냐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있기만 아직까지는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국민생선 명태가 왜 국내에서 잡히지 않는 것일까. 관련수산계와 학계에서는 동해안 바닷물의 온도의 변화, 북한지역에서의 대규모 중국어선단등에 의한 쌍끌이 어업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대체로는 명태새끼인 ‘노가리“ 남획이 불러온 결과라고 보고 있다.

우리의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사라지는 것은 명태뿐만 아니다. 동해안의 명물 오징어도 남획으로 인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고 요즘은 제법 잡히지만 한때 사라졌다 다시 돌아온 청어, 꽁치와 도루묵도 많이 잡히지 않고 있다. 수온상승과 변화 같은 자연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무분별한 어업관행과 산란기 물고기와 치어와 시장성이 좋은 새끼성선들을 남획하여 생긴 문제일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맛좋고 몸에도 좋은 우리바다의 생선들이 영영 우리식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추운겨울 우리의 맘과 속을 따뜻하게 해줄 동태탕과 갓지은 쌀밥위에 살포시 올라앉아 짭쪼름하면서도  맛있는 향기를 품은 명란젓이 없는 우리의 밥상은 상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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