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관, 낯설지 않게 다가가기 - 정성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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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낯설지 않게 다가가기 - 정성우 칼럼니스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3.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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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9일 독립영화관이 개관한지 딱 일년이 되는 날.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은 목포에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매일매일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상영하며 우리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아직도 독립영화관이라 하면 낯설기만 하지만 지난 일년의 시간들을 되돌아 보면 참 많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온 듯 하다. 68편의 장편영화와 30여편의 단편영화 그리고 다양한 공연과 강좌가 이 독립영화관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1500여명의 관객들이 찾아왔으며 늦은 밤 원도심의 불을 밝히며 오늘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넘어서야 할 문제들은 시간을 더욱 필요로 한다. ‘독립영화’라는 의미는 아직도 시민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과 관객을 만나기 위한 과정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며, 왜 지역에 독립영화관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도 알려나가야 한다. 사람에 대한 연대와 가치를 영화 안에서 풀어보고자 했던 그 시작과 과제는 현재도 유효함을 우리는 잘 인지하고 있다.

수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영화관에서 개봉되어 지고 있는 오늘, 전국의 몇 안되는 상영관들은 그 틈 속에서 독립영화를 상영하고자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이 어쩌면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고자 하는 파수꾼처럼 보일 수 있을지언정 현실은 냉정하다. 지속 가능한 수익적 구조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은 진행되어지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독립영화관의 장기적인 전망과 그 공간을 운영해 나가는 사람들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결국 프로그램의 다양성이라는 내용까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독립영화관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공간과 사람들을 사회적 공유가치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독립영화관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가는 방향일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 하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과 함께 책임을 나눈다는 것은 혼자만의 잘못된 생각과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게다. 이제 일년의 시간이 지났다. 목포에 독립영화관이 있음으로 해서 너무 행복하다라는 관객의 말 한마다, 어머님과 함께 이렇게 좋은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큰 선물을 할 수 있게 해서 고맙다라는 관객들의 그 한마디 한마디가 이 공간을 지켜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지고 있다. 이 공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 꼭 유지 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오늘도 많지는 않지만 몇 명의 관객들은 이 공간을 처음으로 문을 두드리고 발걸음을 옮겨왔다.

2년전 대학에서 수업을 받았던 학생과 이곳에서 마주치기도 하고, 길을 걷다 독립영화관을 마주한 사람들 또한 조심스럽게 문을 열며 들어오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이 공간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함께 힘을 모아 준 목포 시민 그리고 사회단체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시민의 역량으로 만들어 왔던 공간이라면 이제는 지자체에서도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이 지속 가능 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이기도 하다.

얼마전 춘천의 독립영화관이 운영의 어려움으로 3년만에 문을 닫아야만 했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할 수가 있었다. 현재 상영 중인 ‘칠곡 가시나들’이라는 다큐멘터리는 대기업 영화관의 독과점 횡포에 보이콧을 선언하며 그 문제점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부족한 듯 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독립영화관은 계속 상영할 준비를 할 것이며 그곳에 발길을 옮겨주는 관객이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지난 일년 동안 이 공간을 찾아와 주신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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