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독립서점 1호 ‘산책’ 최희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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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독립서점 1호 ‘산책’ 최희정 대표
  • 이효빈
  • 승인 2019.03.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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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목포와 함께, 산책해요"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목포 원도심 목원동 골목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작지만 특별한 가게 하나가 사람들을 반긴다. 문을 열고 이곳으로 들어가면 향긋한 커피냄새와 무수히 많은 책들, 아기자기한 ‘리사이클링(Recycling:필요 없는 물품을 재생·재사용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물품으로 탄생시키는 것) 제품들이 배치되어 있는 재밌는 공간을 목격할 수 있다.
이 공간의 이름은 목원동의 동네주민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목포의 첫 독립서점인 ‘산책’.

“아이들이랑 책과 함께 놀며 읽을 수 있는 공간,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합니다”
‘산책’의 책방지기이자 주인장인 최희정(47)씨는 4년 전에 목포로 내려와 목원동에 정착했다. 제주도. 군산 등 바닷가와 옛날 풍경이 공존해 있는 도시들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던 중 배우자(남편)의 직장이 목포로 발령이 나면서 직장과 인접한 목원동에 자리를 잡게 됐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만화, 희귀한 만화는 전부 소지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며 책을 너무 좋아한다는 그는 만화광이였다. 어쩌면 ‘독립출판물과 만화와 소설이 결합된 장르인 그래픽노블, 만화’를 키워드로 2017년 12월 25일 책방을 오픈한게 당연한 수순이였다.

▲ 산책에 놓여진 각종 리사이클링 제품들과 굿즈상품들.

책방 곳곳에는 길가에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제품들을 재활용해 디자인한 소품들이 놓여있다. ‘리사이클링’에 관심이 많은 주인장은 목원동 주민들에게 오래된 물건들을 버리지 말고 ‘산책’에 기증하라고 말하곤 한다, 동네에 버려진 소품들은 책방인테리어에 활용했다. 결혼액자는 액자 속 사진을 없애고 책을 소개하는 액자로 탈바꿈했다.  텃밭에서 주운 도마는 대패질해 책이 전시되는 받침대로 사용하고 세면대 밑 쇠기둥들은 조화의 꽃병으로 부활했다.

책방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준 물품들인 샤르트르 액자와 양초가 있는 와인병, 꽃바구니, 마른꽃들도 공간을 빛내고 있다. 

그의 자식과 비슷한 연령대인 저연령층의 아이들을 위해 2층을 개방해 어린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책방에 오면 동화책을 함께 읽을 수 있게 바구니에 책들을 담아 구비했다.

▲ '산책'의 대표 상품인 블라인드 책.

‘산책’은 한 달마다 주제를 바꿔서 책 전시에 나서고 있다. 3월은 ‘꽃’을 주제로 책들을 선정해 전시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4월의 주제는 ‘바다’이다. 책을 구입할 때 블라인드 책 ‘선택장애’ 있는 분들 위해 미리 추천을 해서 안보이는 포장지에 담아 판매하는 ‘블라인드 책’도 ‘산책’의 주력 도서 상품이다. 책 처방전도 있다. 본인의 추천받고 싶은 키워드와 고려하는 가격대를 주인장에게 말하면 그에 맞춰서 알맞은 책을 직접 처방해준다.

▲ 산책 전경.

밤이 되면 가게들의 불이 꺼지고 목원동은 어둠에 빠진다. 그러나 책방이 야간개장하는 수요일날 밤은 거리가 환해진다. 책방덕분에 목포원도심 골목길에 젊은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니. 동네사람들은 몇 년전과는 달라진 동네 분위기에 좋아하고 있다고.

‘산책’의 주요 수입원인 도서구입의 대부분은 독립서점을 찾아 일부러 산책에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90%를 차지한다. 전국의 독립서점이 수익원이 맞지 않아 1~2년이내에 폐업하는 현실앞에서 그의 ‘산책’도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향후 목포 독립서점 2호인 ‘퐁당퐁당’과 코롬방제과점 근방에 오픈예정인 독립서점 ‘고호의 책방’ 등 독립서점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 예정이다.

 학교에서 신문이나 책을 이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공간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독립서점내 도서구입과 음료판매에 수익을 의지하는게 아닌 부가적인 수익창출에 나서 독립서점을 유지할 계획이다.

목포에 새로운 문화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독립서점 ‘산책’. 목원동 골목길을 밝히는 이 공간의 행보에 목포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때이다.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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