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그 쓸쓸함을 읽는다
이순애
인디언의 사월은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 이라는데
사월. 무더리로 피었다 떨어져 내린
처연한 꽃잎의 눈빛을 읽으며
서귀포 바닷가 거멍돌 선술집에서
언젠간 떠나 갈 몸짓을 건배한다
숨 쉬는 날까지 절실한 사랑을 더디 할꺼라며
아직은 원로 시인이길 거부하는
가난한 연분홍 눈빛을 조심스레 읽다가
무심한 술잔을 꾹꾹 채웠다
못다 한 간절함을 손에 쥔 허무의 경계를 읽는다
붉은 홍역을 앓게 한 독한 무지의 사랑을 읽는다
읽다가 읽히기도 더러 했을
어두운 가슴앓이·사랑도
서귀포 거멍 돌담
물때가 낀 은밀한 곳 이라고 읽게하고 싶지만
아직은 읽지 못한
사월의 숨비 소리가 서러워서 그대로 덮었다.
<이순애 이력>
한국수필 신인상 수상
무안문화원 백일장 우수상
아시아문학상 수상
2017 시집-꽃잠을 들키다-출간
현/ 광주대 문창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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