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의 매력 - 박찬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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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의 매력 - 박찬웅 칼럼니스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4.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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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운 요리들이 인기가 많다. 시중에 파는 라면과 과자등 에도 매운맛 강한 제품들이 판매량에 있어서도 상위를 점하고 있고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부동의 1위와 시장점유률 25%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가진 라면이름이 매울신(辛)자를 쓰는 라면이니 우리의 매운맛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매운맛 하면 김치, 고추장, 매운탕, 각종 한국요리에 고추가 빠지지 않는다, 한국인의 입맛에서 매운맛을 빼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나는 매운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운영하는 식당에서도 처음에는 매운맛 메뉴는 없었지만 매운맛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매운맛 메뉴를 개발하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하다보니 이제는 대표메뉴로 자리 잡아 버렸다. 이렇게 매운맛이 인기는 있는 것은 왜 일까, 매운 고추의 매력은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고추의 매운맛에 대해  알아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매운맛 하면 고추를 처음 생각하게 되는데 고추의 매운맛의 주성분은 캡사이신이라는 물질이고 고추의 매운 정도는 캠사이신의 함량에 따라 미국의 화학자 스코빌에 의해 개발된 스코빌 척도로 표시하는데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풋고추는 1,500 매운 청양고추는 10,000정도이고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는 100만, 태국의 쥐똥 고추는 10만 스코빌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매운고추품종은 미국의  '캐롤라이나 리퍼'라는 고추로 스코빌 지수가 최고 220만, 평균 160만 정도이라고 하니 생각만 해도 맵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라들을 보면 멕시코, 중국의 사천성과 호남성등 내륙지방, 베트남등 인도차이나 반도의 나라들도 고추를 많이 먹고, 인도는 세계에서 고추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남부와 스페인이 고추가 들어간 요리들이 많은데 왜 이 지역에서 고추의 매운맛을 즐기는 것일까? 지리적으로 보통 고온 다습한 기후지역에서 고추를 많이 먹는다고 하고 하는데 지역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고 않는 것 같고 내가 보았을 때 기후적 영향보다는 전쟁, 사회적 경제적으로 외적영향이 많은 지역 즉 사회적 스트레스가 많은 지역일수록 매운맛을 선호하는 듯 하다.

그럼 매운맛과 스트레스는 무슨관계일까? 사실은 고추의 매운맛은 맛이라기보다는 통감 즉 통증인 셈인데 뇌에서 마치 맛처럼 기억하는 것이다. 매운맛의 요리를 먹으면 혀로부터 전달된 통증이 대뇌에 전달되고 대뇌에서는 이 통증에 대응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 엔돌핀은 아편성분의 강력한 진통제인 ‘몰르핀’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상쾌한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효과 때문에 자꾸 매운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중추신경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칼로리를 소모하고 체내지방을 분해에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한때 고추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운동 후에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은 효과를 고추의 매운맛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처럼 어렵고 스트레스 많은 시절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면서도 맛있고, 포만감까지 함께 느끼게 해주는 매운 음식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너무 강한 매운맛을 좋아 하게 되면 더 강하고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칫 위장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하니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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