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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전남도청 마지막 시민군 방송요원 박영순씨39년 전 민주항쟁 시민군 알리미, 광주를 깨웠던 목소리의 주인공
이효빈  |  0322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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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8  09: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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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어떤 년이 새벽 방송했어? 갈갈이 찢어 죽여버리게 빨리나와!”
5.18 민주화운동의 마지막 항쟁지였던 전남도청에서 마지막 방송을 했던 박영순씨는 37년 전 5월 27일 새벽 2시 30분 전남도청 1층 상황실 옆 방송실에서 시민군 상황을 마지막까지 알린 주인공이다. 당시 박씨는 송원대 유아교육학과 졸업반이자 광주여고, 전남여고의 가야금 교사였다.

"매년 5월이면 호남예술제가 열려요. 낮에 예술제 준비를 위해 길을 지나가던 중 반바지를 입은 남학생 한 명을 마주쳤었어요. 남학생은 반바지 아래로 다리 관통상을 입고 피를 주르륵 흘리더라고. 너무 놀라서 꺅, 학생 피!!!! 하고 소리를 질렀죠"

처음 목격한 참상에 얼어있는 박씨에게 시민군 트럭 1대가 다가왔다. 사람이 죽으니 방송좀 해주라고. 하루만 시민군을 도우려던 박씨는 그렇게 그다음 날도 방송을 하고, 5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을 하며 27일까지 박씨는 시민군과 함께 있었다. 계엄군이 곧 전남도청으로 쳐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날따라 가두방송을 오랫동안 해서 도청에 늦게 들어왔어요. 당시, 계엄군이 도청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노약자나 어린이, 여성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돌려보냈거든요. 그런데 내가 너무 늦게 와서 집으로 가기가 힘들었었죠. 설마 우리를 지키는 군인들이 우릴 한꺼번에 죽이진 않겠지 생각한 것도 있었고. 그렇게 도청에 남았는데, 새벽 2시 30분에 상황실에서 방송을 해달라고 원고를 가지고 왔었어요"

박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원고를 세 번 읽었다고 했다.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 시민군을 도와주십시오. 우리는 광주를 사수할 것입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박씨의 목소리는 도청 옥상에 설치된 대형스피커를 통해 계엄군의 진압작전 소식에 숨죽이고 있던 광주시내 곳곳에 파고 들었다. 그리고 얼마 뒤 우뢰와 같은 총소리를 앞세우며 전남도청으로 들어온 계엄군에게 박씨는 체포됐다. 기어서 나오라는 계엄군의 목소리에 방송실에서 나갔던 그는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었다. 그 이후 한달간의 고문이 지속됐다. 심한 고문에 병원치료를 병행하던 중 형이 덜어져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의 죄목은 계엄법위반과 내란부화수행.

1년의 실형 선고를 받고 6개월 복역하다 형 집행 면제로 출소했다.
그 일이 있은 뒤 그는 광주를 떠났다. 사회에 나왔지만 살 수가 없었다. 당시 여자로서 살기엔 교도소에 수감된 이력에다가 빨간줄이 그어져있었기 때문이다. 87년도에 사면복권되었지만, 이미 젊은은 사라진 후였다. 상무대 취조실에서 사람들이 고문받는 걸 본 기억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눈만 감으며 머릿속에서 불화살처럼 그 장면이 스치고 지나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몇 십년동안 잠에 제대로 들 수가 없기에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며 살아와야만 했다.

1987년 사면복권을 받은 박씨는 작년에 재심 청구를 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꽃다운 나이를 숨어 지내듯 지낸 그는 지난 세월을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냐며 가슴을 쳤다.

“지금까지도 나에게 5.18라 함은 가슴이 먹먹하고 아파요. 증언을 할 때마다 내 삶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는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도 최초 발포와 집단 발포 명령자가 누군지,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행방불명자 규모와 암재장의 진실 또한 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게 슬픈현실이죠. 내년이면 40년이 되어가는데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게 지금의 현실이죠”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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