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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고양이는 많다 - 김인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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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5  10: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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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콧등을 간질이고 지평선너머의 열기가 시야를 흐리는 5월에는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tnr로 캣맘들이 정신없이 바쁜 시기이다. 이 시기를 넘기면 혹서기가 오고 그때는 tnr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tnr을 하기 위해 포획한 암묘들은 임신을 했거나 수유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 어떤 아이가 임신을 했고, 어떤 아이가 수유중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매일 밥을 주고 아이들의 상태를 살피는 캣맘뿐이다. 포획하는 데 밥자리가 필요하고 캣맘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저자도 요즘은 정해진 요일에는 생업을 뒤로하고 포획을 위한 봉사에 참여를 한다. 올해  시에서 잡힌 tnr예산은 2640만원. 두 개의 단체에서 88마리씩 실시, 모두 176마리의 tnr예산이 세워졌다. 작년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tnr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어제 저녁에 포획을 나갔던 지역은 캣맘들과 몇몇의 주민들과 말 그래도 전쟁을 치루고 있었다. 우리가 포획틀을 들고 나간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쫓아 나와 다짜고짜 고양이 다 잡아가라고 소리를 지르신 분들과 그것을 막아서 설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는 캣맘들. 매일 이들은 동네고양이 밥을 챙기면서 이런 봉변을 당하고 있었다. 왜 이 어르신은 이렇게 화가 나신것일까? 말을 들어보면 그냥 고양이가 싫어서였다. 고양이가 별다른 해를 끼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모든 게 고양이 탓이었다.

포획을 나가보면 실로 캣맘들은 주변 민원인들과 전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밥을 줘서 고양이가 늘어나고, 사방에 똥, 오줌을 발사하여 너무 힘들다는 민원인들과 그곳에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준 것일 뿐,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므로 밥을 먹고 다시 돌아가며 밥을 챙겨줌으로서 쓰레기봉투를 찢지 않고, 적절한 개체수를 유지함으로서 환경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캣맘들의 입장. 그렇다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우리는 이 시점에서 면밀히 두 입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길고양이가 이렇게 늘어나는 데에는 사람의 책임이 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고양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고양이의 습성을 잘 모른 채, 중성화를 제때 하지 않아 집을 나가거나 고의로 유기를 해서 개체수가 급작스럽게 증가를 하고 그것을 그 지역에 밥을 주는 캣맘들이 떠맡고 욕도 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싫은 사람이 사는 동네에는 고양이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고양이가 없으면 당장에 쥐와 살아야 한다. 쥐도 싫고 고양이도 싫다고 하지만, 동네에 고양이가 없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 가도 고양이는 있다. 예전에는 길고양이 민원처리를 무분별한 살처분 등으로 해결을 했지만, 결국 그 지역에 다른 고양이들이 들어옴으로서 다시 채워지는 진공효과를 확인 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법은 적절한 개체수 조절을 하는 인도적인 tnr을 실시하고 중성화가 된 동네고양이를 캣맘이 돌봄으로서 고양이도 좀 더 나은 환경속에서 살아갈 수 있고, 캣맘들도 조금은 맘편하게 관리를 하고 주민들도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은 더 부드럽게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 실시하는 tnr은 굉장히 중요한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캣맘은 앞으로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동물을 바라보는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캣맘도 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서로의 입장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조금은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한발자국 물러서 배려의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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