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권 성폭력 피해자, 어디 가서 도움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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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권 성폭력 피해자, 어디 가서 도움 받나?
  • 김영준
  • 승인 2019.05.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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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해바라기센터 6월 종료… 목포권 병원 없어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6월 이후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디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나?” 
성범죄 피해자들을 신속 지원하는 ‘전남서부해바라기센터’가 내달 운영 해지를 앞두고 있어 피해자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센터 설치요건에 부합하는 목포권 의료기관들이 지원하지 않는 가운데, 희망 의료기관에 우선적으로 설치해야하는 전남도의 입장과 성폭력 피해 접수 비율 등을 고려해 목포에 설치해야 한다는 경찰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거리와 범죄 발생 비율 등을 이유로 해바라기센터가 목포에 설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안 섬 지역을 비롯해 진도와 완도 등지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신속하려면 접근성이 좋은 목포가 적합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동부권 해바라기센터 또한 같은 이유로 순천성가롤로 병원에 설치돼 있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 서부권 13개 경찰서에 접수된 성폭력 사건은 총 438건으로 이 중 39.7%(174건)가 목포에서 발생했다.

장애인과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 피해자들의 경우, 지방경찰청이 직접 수사를 전담함에 따라 센터 이동의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서부권 해바라기센터가 영광에서 운영될 경우 목포 시내에서는 70㎞, 진도나 완도 등 섬 지역에서는 120-160㎞ 가량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일선 현장에서는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원활한 조사와 치료·보호를 위해 목포에 센터가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수익성 때문에 목포 지역 의료기관들이 센터 설치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목포권 의료기관들은 수익성 확보와 센터 인력 유지 등의 어려움 때문에 해바라기센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

그러나 의료인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보듬어준다는 생각으로 공공의료 차원에서 해바라기센터 운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목포시에 따르면 현재 서부권 해바라기센터를 운영 중인 목포중앙병원과의 계약이 오는 6월 말 종료된다. 전남서부해바라기센터는 지난 2010년부터 여성가족부, 전남도, 전남지방경찰청, 목포중앙병원 4개 기관이 협약을 맺고, 매년 국비·도비 6억4천여만원의 운영비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지난해 11월5일 센터 내 조직원간 내부 갈등이 지속되면서 전남도에 운영 해지 신청을 접수, 여가부는 다음 운영기관의 선정 기간을 고려해 최장 6월30일까지 운영을 조건으로 해지를 승인했다.

도는 올해 1월15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6차례에 걸쳐 중·서부권 통합 해바라기센터 모집공모를 냈지만, 현재까지 서부권에서는 영광기독병원 한 곳만 지원했다. 영광기독병원은 6차 공모에서 지원해 지난 14일 여가부에서 현장조사를 했고 그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해바라기센터는 지역 내 성폭력·가정폭력 등 피해자에게 상담·의료·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가족부 지원 기구로 전국에 32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전남은 중·서부권 1곳과 동부권 1곳 등 총 2곳이 운영 중이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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