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달콤한 치명적 매력 - 박찬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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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달콤한 치명적 매력 - 박찬웅 칼럼니스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5.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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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넘어 6월로 접어드는 요즘 날씨도 여름으로 성큼 다가서는 듯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더위를 식혀주면서 달콤함을 선사하는 탄산음료나 빙과류를 찾는 손길이 분주해 진다. 예전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설탕과 색소를 뿌린 빙수, 황설탕을 한 수저 가득 퍼서 올린 시원한 콩물, 어쩔 때는 국수에 설탕만 넣고 시원한 물에 말아 먹던 설탕국수가 뜨거운 여름을 식혀주던 추억의 먹을거리였던 것 같다. 여기서 빠지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설탕이 요즘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듯하다.

세계는 지금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종규제와 세금(Sugar tax)을 부과하면서까지 설탕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리브 해 식민지 사탕수수농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통해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져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만들었던 영국에서는 코카콜라, 펩시, 환타 등 탄산음료 100㎖당 설탕이 5~8g 들어 있으면 리터당 18펜스를, 8g 이상인 음료는 리터당 24펜스(약 40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 도입했다. 향후 10년 간 비만인구를 370만명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설탕세로 거둬들인 돈(약 8700억 원)은 초등학교의 스포츠활동 강화에 쓸 계획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설탕세를 도입한 나라는 프랑스, 핀란드, 노르웨이와 멕시코등이 있으며. 최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콜롬비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설탕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왜 세계 여러 나라들이 달콤하고 맛있는 설탕에 대해서 이렇게 규제를 하면서까지 소비를 줄이려는 것일까 의학계와 소비자단체등에서는 설탕을 충치와 비만은 물론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심장 질환, 심지어 암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은 알고 보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당 1g는 체내에서 4kcal의 에너지로 바뀌고,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필요한 양보다 과다하게 당을 섭취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당 25g를 성인 1일 권장량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설탕을 기준으로 티스픈 5개 정도다. 콜라 1캔정도면 하루 권장을 가볍게 채우는 셈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1일 소비량이 61.5g 이라고 하니 권장량의 2배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과다하게 설탕을 먹었을 때 어떤 문제들이 생길까. 몸에서 쓰고 남은 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되고, 이 지방이 많아지면 뚱뚱해진다. 비만은 암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단 음식을 많이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충치도 생기기 쉽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팀은 6만여 명의 여성을 연구해 설탕 섭취량이 하루 35g 이상인 여성이 종양 발병 위험이 36% 증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하니 무서운 생각마저 든다.

여기서 더욱 문제는 당이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맛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 신경전달 물질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들고, 설탕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뇌의 보상(쾌락) 중추에 작용하는 도파민이 분비되고 그럴수록 내성이 생겨 더 많은 도파민과 설탕을 몸이 찾게 되는 중독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렇게 설탕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다수대중을 상대로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나는 개개인 입맛과 취향을 적정선을 잡는 게 중요한데 맛(?)을 추구하면서 고객들의 건강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오늘도 달콤한 치명적 설탕의 유혹 앞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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