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만 ‘급급’ 대책은 ‘뒷전’ 활성화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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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만 ‘급급’ 대책은 ‘뒷전’ 활성화는 ‘글쎄’
  • 김영준
  • 승인 2019.06.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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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지역화폐
경기도의 지역화폐

 

■ 지역화폐 넌 누구냐… ‘목포사랑 상품권’ 내달 100억 규모 발행
상품권 유통범위 확대·시민의식 제고 등 대책 마련 절실

“가맹점주와 이용하는 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목포사랑상품권 사용 확산에 대한 각 동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합니다.” 
지난달 29일 시청 상황실에서 개최한 동장회의에서 시 관계자는 이 같이 당부했다.

‘베끼기 부실 조례’ 논란을 불렀던 목포시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 조례가 지난 1월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 규모의 ‘목포사랑 상품권’이 발행된다.

목포시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오는 7월 ‘새천년-목포사랑상품권’을 100억원 규모(86만장)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목포사랑상품권은 3종(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으로, 오는 8월부터 시중에 판매·유통된다. 할인율은 평상시에는 6%, 명절에는 10%가 적용된다. 1인당 구매 한도는 월 70만원으로 연 4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단, 법인은 반기별 1000만원이 한도다. 이번 상품권 발행에는 국비 4억원, 도비 2억원 등 10억6400만원이 투입된다.

목포시는 이달 중으로 판매 대행기관(금융기관) 공모하고 한국조폐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뒤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가맹점 모집에 나선다. 
특히 목포시는 이번 목포상품권이 지역화폐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가맹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가맹점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품권 가맹점 대상은 슈퍼마켓, 음식점, 주유소, 이·미용실, 의류매장, 문구점, 학원 등 주로 생활밀착형 점포로, 대상 점포수만 1만700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1만~1만2000개에 달하는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게 시의 전략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화폐 발행은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얼마나 형성하는 냐가 관건이다”며 “상품권이 시민의 생활에 스며들고,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는 물론 지역상권을 살리는 효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한편에서 ‘준비 않된’ 지역화폐 발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정부가 골목상권 활력 제고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위해 고향사랑 상품권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 고향사랑 상품권을 발행하려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목포시 역시 충분한 시민 여론 수렴과 준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우려이다. 

현재 전남 자치단체들도 지역화폐 일환으로 ‘고향사랑 상품권’ 발행을 추진·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미흡하면서 판매금액은 적고 상품권을 사용할 가맹점이 부족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골목상권 활성화, 자금 역외 유출 방지 등 고향사랑 상품권 발행으로 인한 이점은 명확하지만 각 지자체는 구체적인 상품권 활성화 대책은 미비한 채 도입에만 급급한 모양새라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나주시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26억7천만원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평균 판매금액은 19억6천만원으로 2014년 23억원에 비해 7억원 감소했다. 판매 금액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지만 나주시는 상품권 발행을 멈추지 않고 있어 재고는 쌓여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21억원 수준의 재고는 지난해 46억으로 5년새 25억원 가량 늘었다. 이는 해마다 7억원 수준의 상품권이 재고로 발생하는 수치다. 더구나 상품권을 사용할 가맹점의 수도 지난 2016년 1천372개에서 올해 1천21개로 대폭 감소했다.

이러한 사정은 전남지역 곳곳의 지자체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 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가맹점 수 확대, 상품권 사용으로 인한 편익 등 홍보, 올바른 시민의식 제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나주·함평·영암·담양·영광·강진·해남·완도·순천·여수·광양·곡성·구례·보성 등 14개 시·군에서 고향사랑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화순군·무안군·신안군·진도군 등 4곳도 올해 고향사랑 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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