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양대 교명 변경 자괴감이 든다
상태바
목포해양대 교명 변경 자괴감이 든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6.12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포가 갖는 지역적 한계 극복 방안은

목포해양대 교명 변경 참 부끄럽다. 추진하는 대학교도 부끄럽지만 목포에서 자식을 키우면서 살고 있는 나 자신도 자괴감이 든다.

지난달 31 더불어민주당 목포지역위원회 당정협의회에 참석 김종식 목포시장도 목포해양대학교 교명 변경과 관련한 의견을 게진하면서 “목포의 대표적인 국립대학교가 목포란 이름이 싫어 교명에서 ‘목포’를 지우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참 목포시의 한 사람으로써 부끄럽고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필자 또한 목포해양대학교 교명 변경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올 초 목포가 들어가 있는 교명에서 목포를 뺀 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렇게 주장하다 말겠지하고 생각했다. 최근 동문회, 지역인사, 대학측 교수, 전남도의원, 학생 등 대표들이 참석한 공청회까지 대학측에서 여는 것을 보고 진짜로 교명 변경을 추진하구나 생각했다. 공청회장에서 대학과 관련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해 찬반 의견을 말했다.

교명변경의 찬성에서 목포해양대 박성현 총장의 입장이 중요한 것 같다. 박 총장의 찬성 논지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역적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고유지책이란 것이다. 또, 해양·해운산업의 위기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학령인구와 입학자원의 급격한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 모집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외국인 유치에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목포의 대중적 이미지와 지역적 한계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교명 변경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지역에서 높게 일고 있다. 반대측 주장을 일일이 말하자면 목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드리울까 두렵다. 필자도 여러 말을 덧붙힐 수 있지만 말을 삼가야할 것 같다.

규정과 개념은 우리의 인식을 규정한다. 인식은 행동의 근간이다. 인식을 규정하는 개념은 그 만큼 중요하다. 목포해양대학교가 규정하고 있는 개념은 무엇인가? 목포, 해양, 대학교 세가지 개념이 개인적 차이로 개별적으로 받아 들여져 각자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 교명이 생기기 전부터 교명이 생긴 이후까지 오랫동안 하나의 개념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그 통일된 인식은 어느 하나를 버리고 바뀐다면 달라지고 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세가지의 가장 독특한 인식은 목포의 지역성, 해양이란 특수성, 대학교란 학벌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목포란 지역성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개인적, 집단적, 역사적 인식의 틀이 있다. 지역성에는 지역적 차별에 대한 지역민의 의식이 잠재돼 있다. 여기까지 인식이 확장되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요소까지 융합되는 논쟁과 비난이 난무할 것이다. 이것은 지역적 이슈를 잠식하고도 남을 소모적 논쟁, 즉 조선중기 예송 논쟁이 또 다른 면모를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복잡한 논쟁을 감수하고도 변경하겠다고 나서는 대학측은 어떤 내막이 숨겨져 있는지 궁금하다. 현 총장은 본 대학을 인천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해 이 불필요한 논쟁을 이끌고 거추장스러운 목포란 이름을 교명에서 지우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학생 수가 많은 수도권으로 옮기면 대학이 발전한다는 대학측의 사고는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낸다’는 오래전 편견적 사고에서 나온 것 아니가 생각이 든다. ‘언제 문 닫을지 모른 지방대학’이란 교직원들의 인식이 팽배한 대학이라면 학생들은 과언 선택하겠느냐는 것이다. 되는 일이 없으면 점쟁이를 찾아 이름을 바꾸는 시정잡배들의 행위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 지식들의 최고 지성이 모인 국립대학교에서 대학교 자체 개혁과 발전 방안에 대한 냉철한 성찰적 논의 없이 교명부터 바꿔 보겠다는 것 참 부끄럽고 지성인답게 보이지 않는다. 대학교 개혁을 위해 당장 51억원의 발전 자금이 필요하다고 박 총장은 말했다. 그렇다면 교명 변경보다 51억원 학교 발전자금을 모금할 수 있든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할 것 아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