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유달산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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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유달산 공동체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6.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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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높은 유달은 우리의 뜻이요~” 100년 전 박화성작가가 지은 목포여중 교가의 한 소절이다. 지금 목포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 교가에는 유달산이 인재 교육의 방향으로 상징화 되어 들어 있다. 유달산은 목포의 역사, 문화, 교육, 생활 등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목포에서 출향한 사람들이나 목포를 찾는 사람들도 제일 먼저 목포하면 유달산을 떠올린다. 이처럼 유달산은 목포 공동체 의식의 터전이 되어 있다. 공동체 의식은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지며 공동의 문제 해결에 함께 참여하려는 의식이다. 그래서 목포시민들에게는 유달산이 영원한 고향이고 자랑이다.

유달산은 유구하다. 그런데 지금 사는 사람들이 대하고 있는 역사속의 유달산은 많은 외형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유달산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필자 생각으로는 목포시 같은 면적이 좁은 도시 안에 228m 낮은 유달산이 간직하고 있는 스토리는 내용이나 숫자에 있어 세계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스토리를 쉽게 만나려면 유달산 둘레길에 세워진 40여 개의 스토리 안내표지판을 읽으면 된다. 둘레길을 두 시간 정도 걷다 보면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근대역사도시 목포 시가지와 섬, 바다, 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100여종에 달하는 수목과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을 가까이서 만끽할 수 있다.

유달산 스토리는 여러 가지 전설과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짚과 섶으로 둘러 군량미가 산더미 같이 쌓인 것처럼 보이도록 위장하고서 적을 물리쳤다는 노적봉에서 시작한다. 그 후 1897년 목포 개항이후 일제강점기 때 혼마치, 나카마치, 제2수원지 등 목포시 도시건설과 독립운동에 관련된 스토리들이 많이 생성된다. 신비의 샘 옥정이 있는 달성사 등 7개나 되는 사찰과 이난영 노래비, 유달산을 일본인들에게 팔아먹은 정병조, 망국의 한을 토로하기 위해 유림이 모인 목포시사, 목포시사 발행지에 실린 후광 김대중의 한시 등이다. 그리고 목포시가 1970년대 유달산 공원화사업을 위해 588세대의 초가집을 철거하고 철거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세운 철거민 탑, 국내 최초 야외 조각공원 등 공원을 조성하는 스토리가 다수 있다.

안내표지판에는 없지만, 꼭 알아야 할 스토리가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빼어난 유달산 일등바위 아랫면에 일본인들이 새긴 부동명왕 상과 홍법대사 상이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지고 흔적만 곳곳에 남아 있지만 일본인들이 그들의 종교행사를 위해 유달산 입구에서부터 일등바위 이등바위 일대에 불상 88기를 세웠다. 아름답기만 한 유달산의 이면에 이러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음은 후손들이 겪어야 하는 뼈아픈 역사의 교훈적인 스토리다. 두 번째는 목포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유달산에 설치한 야간경관조명이다. 설치할 때부터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많은 반대가 있었고 2006년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으로부터 10대 환경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밤에 유달산 정상을 거의 덮는 인공조명을 보면 갑자기 성형수술과 짙은 화장으로 변신한 친구처럼 어색하다. 세 번째는 현재 설치되어 운행을 기다리고 있는 유달산 케이블카이다. 개통되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크지만 설치될 때 까지 환경단체 등이 반대가 컸던 만큼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필자도 유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했지만 케이블카 운행이 현실화 되었다. 설치되어 운행을 기다리고 있는 케이블카를 바라보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케이블카 구조물이 생각보다 더 커 보이고 유달산은 너무 왜소해 보인다. 차라리 케이블카 반대가 아니라, 유달산의 모습을 살리는 지금과는 다른 운행 노선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노력했더라면 하는 회한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를 이제는 잘 키우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환경운동단체에서는 환경훼손을 막기 위한 모니터 단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모니터 단 활동이 지금부터 시작되면 좋겠다. 현재 유달산의 생태환경 데이터가 있어야 향후 비교하여 대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달산은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역사, 문화, 생태환경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학교이다. 목포시민들은 목포를 찾는 사람들에게 유달산 스토리를 재미있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해주면 좋겠다. 이제는 이슈 중심의 환경운동보다는 이웃 몇 가족이 모여 할아버지, 손자 등 3대가 함께하는 지속적인 환경운동이 절실하다. ‘유달산 구절초를 사랑하는 가족모임’, ‘유달산 왕자귀 나무를 사랑하는 가족모임’등 가족환경모임 수십, 수백 개가 만들어 지기를 소망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유구한 유달산과 함께 살아가는 목포 공동체의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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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린 2019-06-27 13:24:35
칼럼 내용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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