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을 생각하는 계절 - 박찬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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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생각하는 계절 - 박찬웅 칼럼니스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7.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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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요리사다 보니 생각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TV나 인터넷을 접할 때도 대부분 요리, 식자재, 식문화 등 “먹는 것”과 관계된 것이 주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번씩 “먹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때가 있는데 요즘 같이 여름에 접어드는 계절이다. 이제 무더워도 시작되고 피서나 여름휴가를 준비하기 위해 여행지를 검색하거나 항공권이나 숙박지를 예약해야 시기가 온 것이다. 더불어 젊은 여성들은 옷맵시와 수영복을 멋지게 입기위해 폭풍(?)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청년들은 헬스클럽에 가입해 삶은 계란 흰자만 먹으면서 근육 만들기에 도전한다.
 
단식은 일정기간 동안 목적의식적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행위를 말하는데 절식(다이어트), 금식(의료), 그 외 이슬람교의 라마단, 가톨릭의 사순절 금식 같은 종교적 의식, 단식투쟁(정치적 이유) 등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적과 방법에 따라 약간 식 다른 방법으로 행해지는데 나는 공교롭게도 절식, 금식, 종교적 금식, 단식투쟁까지 모두를 경험(?)해 봤다.

평소 주변에도 유명한 흡연가 이었던 내가 여러 가지 이유로 금연을 하고 난후 20kg이상 급격히 체중이 불어나 건강에 적신호가 오면서 효소단식 15일 전후보식 15일 총30일간의 절식으로 15kg이상 체중감량에 성공한 적이 있고, 최근에는 대장에 염증이 계속 발생해 대학병원에 입원해 영양보충제만 주사로 맞으면서 10일 이상 물 한모금도 못 마시는 금식치료를 받았다. 종교가 가톨릭이라 신앙심 좋았을 때는 꼭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 금요일에 하루에 한 끼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단식투쟁은 여러 번(?)이어서 이런저런 기억이 많은데 1991년 수감생활중에 옥중단식을 시도했는데 교도관이 “72시간이상 단식하면 법무부에 보고하고 호스를 강제로 목에 넣고 급식을 해야 하는데 죽은 사람도 있다”는 말을 듣고 이틀 만에 밥을 맛있게 먹었다.

역사적으로 단식투쟁은 정치, 경계, 문화, 인종적으로 소외 받거나 핍박받는 자들의 최후의 저항수단이었다. 대표적 외국 사례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75세의 나이로 옥중에서 3주간이나 단식을 한 바 있고, 1981년에 영국에서는 북아일랜드 독립세력인 IRA 운동가들이 당시 영국을 이끌던 마가렛 대처 내각에게 자신들을 일반 범죄자가 아니라 정치범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하면서 200일 이상 투쟁하다 바비 샌즈를 비롯한 10명이 결국 기아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항일독립운동과 반독재 민주화운동시기에 수많은 애국지사와 청년학생, 정치인 민주인사들이 세계사에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단식투쟁을 벌려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도 없을 정도로 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요즘 들어 일부 정치인들의 한끼 릴레이 단식이니, 초단기 단식에 응급차 셔틀 쑈(?)같은 단식들이 쓴웃음를 자아낸다.

의학계에서는 단식에 대해 72-72법칙이야기 하는데 물을 포함해서 아무것도 먹지하지 않으면 72시간 이후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 있고 물만 마시고 생존할 수 있는 최대기간 72일까지로 보고 있다. 최장기 단식기록을 보았을 때 물과 소금만으로 50일 정도가 한계치 이며, 단식 세계기록은 영국에 바비에리라는 사람이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 의과대학의 도움으로 물과 비타민과 미네랄이 포함된 종합영영제만 먹고 382일간 단식하고 125kg을 감량했다고 한다.

사회적 스트레스와 소외된 개인의 아픔을 달래고 치유하는데 는 맛있는 음식과 배부름만큼 좋은 처방이 없겠지만 나의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아주 가끔 단식을 통해 과하게 채워졌던 속을 비우고 그동안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소화하고 배설하기 위해 혹사당했던 우리 몸을 쉬게 하고 실타래처럼 엉킨 정신을 명상과 쉼을 통해 몸과 마음 정화해보는 단식을 휴가기간이나 주말휴일을 통해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경험이 아닐까! 조심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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