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신안흑산군도 생태관광지 개발 서두르자 ⑧ 통영 연대도 ~ 만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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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 - 신안흑산군도 생태관광지 개발 서두르자 ⑧ 통영 연대도 ~ 만재도
  • 류용철
  • 승인 2019.07.1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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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는 작은 섬에 고요한 바다가 있었다

섬 주민 이야기가 있는 삶의 내력을 적어놓은 문패 눈길
통영시, 에코체험센터등 에코아일랜드 생태관광사업 추진
연대도 지겟길~만재도 둘레길 잇는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
<출렁다리>

[목포시민신문=류용철기자] 경상남도 통영시 달아항을 출발해 10여분 남짓 도착한 연대도(烟臺島). 그곳 옆에 소담하게 자리한 만지도(晩地島)가 있다. 이 두 섬은 서로 떨어져 있었지만 2015년 1월 출렁교가 개설됐다. 13억여원이 추입된 사업으로 2013년 10월 22일 착공해 1년4개월만에 준공됐다.

한려수도 청정해역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두 섬은 100m 이내 거리에 있었지만 주민들이 배를 타고 오고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연대도와 만지도 사이에 길이 98m, 폭 2m의 출렁다리가 개통됨으로써 연대도 지겟길과 만지도 둘레길은 걷기 좋은 길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출렁다리 위에선 많은 탐방객들이 겨울 추위도 잊은 채 스릴을 만끽하고 있었다.

연대도는 주변 섬들에 비해 산정이 우뚝 솟아 있었다.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왜군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정상에 봉화대를 설치하고 봉화를 올렸다고 해서 정상을 연대봉라 부른다. 여기에서 연유해 섬 이름를 연대(烟臺)라고 했다. 왼쪽이 산이 가파른 연대봉, 오른쪽은 나지막한 야산이다. 그 가운데에 낮은 구릉지에 44가구가 모여사는 마을이 들어서 있다. 감색의 등대를 지나면 나루터에 닿는다. 바닥에 그려진 파란선을 따라 걸으면 통영의 6개 섬을 묶은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의 표식이다. 이곳 연대도에는 ‘지겟길’이 있다.

넓은 물량장이 나왔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간이식당이 커다랗게 서있다. 통영시는 이곳에 할매공방, 할매바리스타, 에코체험센터, 특산품 판매장 등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마을 정자를 지나면 2층 건물에 ‘비지터 센터’와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그 옆에 연대도 경로당인 ‘구들’이 위치한다. 마을 위쪽 언덕에 태양광 판이 보인다. 주민 대부분이 태양광으로 생활하고 있고 마을 내 공공시설은 모두 태양광과 지열로 냉난방한다고 한다. 그래서 섬의 또 다른 이름은 ‘에코 아일랜드’다.

에코 아일랜드는 통영시에서 2012년부터 ‘연대도 찾아가고 싶은 섬’ 사업을 통해 ‘탄소제로, 에코아일랜드’를 테마로 섬의 공공 시설물을 조성, 태양광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생태관광 섬으로 탈바꿈했다. 2017년도 통영 연대도 탄소제로섬 에코아일랜드 사업은 탄소제로와 생태관광을 접목시켜 중앙부처의 녹색성장 우수사례로 평가받았다.

2014년도에는 이곳을 통영시에서는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로 인증을 받기도했다. 시는 푸른통영21추진협의회와 2012년부터 에코가이드 육성 교육도 해왔다. 교육을 통해 연대도 에코아일랜드를 자연환경을 활용한 해양생물과 자연생태계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주력했다.

연대도 에코아일랜드란 점을 알리기 위해 골목길을 벗어나 섬의 왼쪽 끝으로 가면 에코 체험센터와 ‘다랭이 꽃밭’이 있다. 에코센터는 원래 학교였다. 그러나 고령화로 시름하고 있는 여느 섬들처럼 이제 섬에서 학교를 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겟길 출발지인 연대 마을에 들어서자 집집마다 달아놓은 문패가 눈에 띄었다. 바다를 향해 선 집들의 대문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무척 다정하게 보였다. 연대도 섬 모양을 딴 문패에다 집주인과 집안에 대한 스토리를 새겨놓아 친근감이 갔다. 같은 모양의 문패에 각각 다른 삶의 내력을 적어놓은 문패를 읽는 재미 또한 큰 즐거움을 주었다.

<‘회 만드는 솜씨가 일품인 이학조씨 댁’- 잘 생긴 신랑 이학조님, 키다리 각시 하양섬은 추자도에서 시집 왔습니다. 연대도 앞바다에서 가두리 어업을 하십니다.>,
<‘윷놀이 최고 서재목 손재희의 집’- 목소리 크고 음식 솜씨 좋은아내 손재희, 연대도 개그맨 서재목 씨가 달리기를 잘하는 김동희 할머니와 함께 사는 집>,
<‘부지런한 섬 할머니 송주선’- 개발(조개나 해산물 채취)도 잘하고 밭일도 열심인 송주선 할머니댁>,
<‘노총각 어부가 혼자 사는 집’- 화초를 좋아해서 목부작을 잘 만드는 이상동 어촌계장이 삽니다. 말이 없어 답답할 정도지만 사람 좋은 집> 등 섬 주민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과 살아온 삶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문패에 새겨놓았다.

밭들을 지나면 ‘지겟길’의 입구가 나타난다. 옛사람들이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다. 지게 너비만큼의 좁장한 산길이 섬의 5분 능선을 한 바퀴 가로지른다.

몽돌해변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이 있고 오른쪽에는 나지막한 야산의 능선을 따라 오솔길이 나 있다. 이곳을 지나면 소나무 숲길이 나오고 이 끝에 만재도와 연결된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만재도 둘레길 바닷가 데크길을 300m 정도 걸어가니 명품마을로 선정된 만지마을이 나타났다. 이곳은 명품 해송, 수령 200년이 된 소나무 그늘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쉼터가 되어 주었다.

물고기 형상으로 만들어놓은 나무의자에 앉아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바라본 만지도 앞바다의 전복양식장 또한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왔다.

섬과 연결되는 호젓한 길을 걷는 것이 참 기분이 좋았다. 가는 곳마다 스토리가 있고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편안한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을 보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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