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별곡(入試別曲) - 구 신 서 (전, 전남도교육청 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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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별곡(入試別曲) - 구 신 서 (전, 전남도교육청 정책연구소 소장)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8.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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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무심코 33년을 흘렀다. 1986년 전두환 정권의 서슬이 시퍼렇지만 광주학살에 대한 부채의식 속에서 저항의 싹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필자는 당시 교직3년차 의 젊은 수학교사였다. 우리 학생들을 오로지 입시전선의 전사로 만드는 학교와 제도, 그리고 교사, 학부모까지 모두의 합작인 입시교육의 선두에 서있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서 하루 15시간씩 학습노동을 업으로 한 채 일상을 이어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묵과하기가 힘들었다. 그 심정을 글로 썼고 문교부(지금의 교육부)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다행이 징계까지는 가진 않았지만 학교와 교육청으로부터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시험문제를 잘 풀기위한 훈련소가 아니다. 우리사회의 교육양극화 문제, 사교육비 문제, 학교폭력을 비롯한 청소년문제 등의 진원지가 된 입시교육을 바꾸지 않고 공교육정상화는 불가하다. 사람을 사람답게 키워내는 것은 요원하다. 그동안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운동진영이나 교육운동가는 입시교육 철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문제에 관한한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필자 또한 오랜 시간동안의 교육운동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아이들에게 여전히 입시의 고통을 안겨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입시별곡(入試別曲)  -  구신서 (목포정명여고 교사, 1986년)

아침이면  일어나서        깨고가는  입시엄마
이름하여  훈련참모        신문보고  오려내어
상향지원  하향지원        열강하는  고관아빠
이름하여  작전참모        존경하는  우리삼촌
성공사례  수집하여        목청돋워  의식교육
이름하여  정보참모        하루일과  점검하고
대학입시  총결정판        성공입시  완전보장
귀중소중  집어넣고        터덜터덜  너덜너덜
옮기어진  몸뚱아리        우리모두  선진조국
땀흘리는  입시역군        이리하고  저리하여
    
대학정보  내신점수        분석분석  교환하고
존경하는  기능교사        거품물고  침튀기며
외쳐대는  별표소리        조울조울  자울자울
놀란가슴  크게뜨고        빨간볼펜  높이들고
별 다섯   동울대학        별 네개   연고대학
별 세개   나라대학        별 두개   시시대학
별 한 개  아무대학

어쩌커나  그러커나        보기좋고  먹기좋은
영양반찬  수입쌀밥        절반으로  동강내어
남쪽에는  오전시식        북쪽에는  점심시식
최신유행  잠퇴치법        사입오락  의식교육
시험답안  작성요령        가슴깊이  묻으면서
자유롭게  자율학습        더욱많이  보충학습
샛별보기  야간학습        야간보충  자율보충
헛점뵈면  비밀과외       
 
이럭커나  저럭커나        나와같이  고생한자
이세상에  그누굴꼬        입시세상  험난세상
합격부적  꿰어차고        왼손에는  판결점수
오른손엔  인생원서        정보삼춘  작전아빠
훈련엄마  배웅받고        지원작전  눈치작전
워키토키  오바오바        봉고3대   대학순례
신중결정  조심선택        이름대학  적당과
취업보장  월수삼십과      이쁜색시  집한채과
해외유학  절대보장과      룸펜프로  집단생산과
내점수는  해당없음과      그렇지만   어떡허나
입시운동  참가의의        몸바쳐서   몸바쳐서
신중노선   눈치노선       투기지원   베짱지원

어찌하고   어찌하여       부처님이시여
하느님이시여              입시귀신님이시여
살피소서   손쓰소서       최후결전   발표현장
으하하악   붙었구나       노자학과   김베짱학군
별볼일과   이눈치군       어디갔나   내이름
조심양     신중군         어찌할거나 어찌할거나                

세상세태   인간작태       입시별짓   투기연습       
눈만뜨면   바람몰이       경쟁의식   고취하여       
살찌어진   입시교육       구중궁궐   깊은곳에       
민주귀신   민중귀신       민족귀신   모여앉아       
입시작태   올려놓고       요리치고   조리쳐서       
개벽뒷날   올릴요리       이름하여   인간화라       
해방되고   해한되어       신바람난   민중새끼
더불어서   부대끼어       깨난교육   열린교육
이룩하여   만들어서       영원토록   만세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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