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독의 이주의 영화리뷰 - 블라인드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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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독의 이주의 영화리뷰 - 블라인드 멜로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8.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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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에 스며든 흥겨운 리듬 눈길

스리람 라그하반, 이름도 특이한 인도 감독이 만든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 멜로디’는 가짜 시각 장애인 피아니스트가 진짜 살인 사건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인도 영화라 하면 황당무계한 발리우드풍 뮤지컬 영화만 떠올리던 사람들에게 로튼토마토 전문가 평점 100%, 관객 지수 93%를 기록한 이 영화는 신선한 긴장을 혹시나 음악에 대한 영감을 받을까 하여 맹인 연기를 하며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던 ‘아카쉬’(아유쉬만 커라나).

접촉 사고를 인연으로 만난 ‘소피’(라디카 압테)의 소개로 라이브 레스토랑에서 나날이 인기를 얻던 어느 날, 단골손님에게 아내를 위한 기념일 깜짝 선물로 출장 연주를 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하지만 출장 연주 당일, 방문한 집 안에서 의뢰인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뒹굴고, 그의 아내이자 그를 살해한 범인 ‘시미’(타부)가 태연히 아카쉬를 맞이한다. 아카쉬는 남편 몰래 불륜을 저지른 시미가 경찰서장인 애인을 통해 시체를 처리하고, 증거를 조작하는 것까지 목격한다.

2010년 올리비에 트레네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단편 영화 ‘피아노 조율사’에서 영감을 받은 ‘블라인드 멜로디’는 러닝타임이 139분에 달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스릴러물에서 듣기 힘든 뮤지컬 사운드,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인다는 점.

아카쉬가 연주하는 클래식 연주곡, 재즈풍의 피아노곡, 사랑에 빠진 아카쉬의 마음을 대변하는 흥겨운 리듬의 러브송은 아이러니한 코미디와 함께 극 중 긴장감이 쌓인 관객이 한 템포 쉬어 가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영화 속에서 실제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모두 해낸 아카쉬 역의 아유쉬만 커라나는 맹학교에서 직접 흰 지팡이를 짚고 움직이는 방법들을 배운 것으로 전해진다.

거기에 특수 렌즈와 선글라스까지 착용해 90% 이상 시야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촬영해 실제 맹인이 아닐까 싶을 만큼 리얼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연쇄 살인범처럼 차례차례 자신의 범행 현장을 목격한 증인들을 죽여 나가는 시미 역의 타부는 극 중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녀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낸다.

특히 아카쉬가 진짜 맹인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시미와 그녀의 불륜 상대인 경찰서장이 아카쉬의 눈앞에서 그를 위협하는 행동, 그리고 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가는 상황들이 극의 재미를 북돋운다. 아카쉬와 레스토랑 딸 소피의 로맨스로 시작한 영화는 스릴러를 지나 코미디, 음악까지 모두 장착한 139분을 선사한다. ‘인도 스릴러 영화’에 기대하지 못한 신선한 긴장감이 살아 있는 영화다.

<시네마라운지MM 상영시간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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