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이주의 책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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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이주의 책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8.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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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처럼 항상 아쉽고 의문스러워"

목포 독립책방 '고호의 책방' 책방지기 서평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주인공이며 어려운 배경지식도 필요치 않은 논픽션이다. 반 고흐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니까, 어려운 주석에 시달릴 필요가 없이 우리는 그 일생을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태다. 아직도 반 고흐 책이 나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조금 생길 수 있다.

이 책과 기존의 반 고흐 서적들을 같이 분류하는 건 오로지 상상력이다. 그만큼 서술기법은 자동기술법, 초현실주의 등 픽션에 가까운 책이다. 그러나 반 고흐의 실제 편지라는 점에서 논픽션이다. 지금도 필자는 픽션에 가깝거나, 논픽션이라고 이 책을 일정하게 분류하려 하고 있지만, ’기존의 반 고흐 책과 장르가 다른 것‘ 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좋겠다.

의식의 확장도 기대해볼만한 책이다. 반 고흐가 자살한다는 암시가 이 책의 편지들 속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반 고흐는 동생에게 좋은 형이고, 부모에게 좋은 아들이었을 것같다. 따라서 반 고흐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는 추측도 이 책을 본다면 다시 생각해 볼만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가난했어도 나름 사람들과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았던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톨스토이의 소설에서 자살하는 인물들을 통해 (오히려 비교적 어두운 문학을 쓴다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서보다도) 자살엔 근거가 없다는 의심이, 밀란 쿤데라가 자살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악마의 씨앗, 어떤 사람들에게 정해진 필연이라고 못 박아버리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살에 대한 견해가 달라져 왔고, 그래서 우리가 tv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을 무덤덤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면 반 고흐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어야 옳다. 하지만 반 고흐의 자살은 김광석처럼 항상 아쉽고, 의문스럽다.    
(목포 독립책방 '고호의 책방'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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