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가해자의 당당함은 어디에서 힘을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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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가해자의 당당함은 어디에서 힘을 얻을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8.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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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미 /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

일부 사람들은 ‘성희롱은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말로 하는 농담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행동이다.

성희롱은 피해자에게 모멸감과 수치스러움, 자신의 명예가 짓밟히는 폭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가 어느 자리에서나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악한 행동이며 폭력적인 상황인가?

그래서 법으로도 성희롱은 명백히 성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성희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피해자 10명중 8명은 사회의 문제인식 부족, 가해자 개인의 일탈로 여기는 사회분위기, 2,3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성폭력 범죄를 어쩔 수 없이 견딘다고 하였다. 피해 여성의 51%는 스스로 퇴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당당하고 피해자는 점점 움츠러들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성폭력 가해자가 오히려 큰소리치며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김훈 전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제명 재심을 요구하고, 목포시의회에는 피해여성 시의원이 자신을 성추행했다 하여 윤리특위 소집을 요청했으며, 법원에는 시의회 제명 가처분신청을 제기한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그 순간까지 탄핵을 믿지 못한 것처럼 김 훈 전시의원 또한 제명 되는 그 순간까지 제명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에는 시의원 중 상당수가 자기편이라고 생각되었을 테니까. 시의원으로 당선된 지 일 년 남짓인데 그 일 년 동안 성희롱을 상습적이고 지속적으로 여성 시의원에게 저질렀음에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본회의 제명 공개투표에서도 4명의 기권과 2명의 반대표를 당당히 얻어냈다.

사람들이 가해자에게 동조하는 것은 가해자가 가지고 있는 재력과 힘, 권력, 인맥을 가해자와 같이 누리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폭력 가해자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훈 전시의원의 성폭력 가해 범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단죄 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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