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8월29일)에 바라본 학교 내 친일잔재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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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일(8월29일)에 바라본 학교 내 친일잔재청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9.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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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신 서 (전 전남도교육청 정책연구소 소장)
구신서 칼럼의 구신서.
구신서 칼럼의 구신서.

금년 8월 29일은 1910년 일본제국주의의 강요로 '병합조약'이 공포 된지 109년째 되는 날이다. 우리는 8월 29일을 경술국치일로 부르고 있다. 경술년에 일어난 치욕스러운 일이라는 뜻으로 일제에게 우리나라가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날이기 때문이다. 일제는 무력을 앞세워 1905년 을사늑약(을사조약)을 통해 외교권을 빼앗고, 1907년 한일 신협약을 통해 군대를 해산하는 등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오다가 1910년 일본 육군 대신 데라우치가 3대 통감에 취임하면서 이와 같은 조치는 더욱 빠르게 추진되었다. 6월 30일 일본은 먼저 대한제국의 경찰권을 빼앗는 것을 시작으로 불과 두 달 만에 8월 29일 이완용이 윤덕영을 시켜 황제의 어새(御璽)를 찍어 병합조약이 반포되었다. 이로써 조선왕조는 27대 519년 만에 멸망하고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완용과 데라우치가 조인을 한 통감관은 남산 언저리에 있었지만 그곳은 아무 표석도 없이 버려져 있다가 100년 만인 2010년 8월 29일 서울 남산 '통감관저터'에서 '경술국치' 현장임을 알리는 표석 제막식이 강제병합100년공동행동 한국실행위원회(상임대표 이해학) 주최,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 주관으로 있었다.

전남도교육청의 ‘학교내 친일 잔재 청산’ 보고회

이번 8월29일에 전남도교육청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미래세대 역사교육 강화를 위한 ‘학교내 친일 잔재 청산’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상당기간동안 전문가와 교육현장의 담당자들이 수고하여 제출하였다. 또 다시 우리나라에 경제침탈을 시작하고 군사대국화를 향해 나아가는 일본의 행태가 노골화 되어가는 현시점에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보고서는 학교 내 석물, 교가, 학생생활규정, 교표 등을 중심으로 실태를 파악하고 이후 대응방향을 제시하였다. 학교 내에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 공적비 4개교를 비롯해 일제의 충혼탑, 충혼비, 석등, 일본식 탑등 다양한 석물들이 23개교에 존재하고 있고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이은상, 현재명, 김성태, 김동진, 차범석 등의 대표적 친일 인사들이 작곡하고 작사한 교가들이 18개 학교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은 착용을 거의 안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계획 등에 존재하는 교표는 일제 욱일기를 본 딴것들이 허다하다. 오늘에도 일제 때 부터 관행적으로 내려오는 학생생활규정이 33개교에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시대정신은 차치하고라도 그동안 방치해온 교육계도 비판받을 사안이다.

이 곳 목포지역에도 목포여중의 충혼탑, 유달초 방공호 석축, 목포남초 석등과 석탑, 목포 북교초에 석등이 존재하고 있다. 목포여고의 생활규정과 목포남초의 교표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목상고의 교가는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이고 내 고향지역의 학교인 진도고의 교가는 이은상 작사, 김성태 작곡이다.

학교내 일제청산에 대한 제안

경술국치일에 전남도교육청의 보고회는 학교 내의 일제잔재청산의 시작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설물이나 교가도 중요하지만 정작 미래세대인 학생들의 확고한 의식의 확립이 최우선이어야 할 것이다.

먼저, 광주 전남지역의 친일인사와 친일행적에 대한 실태파악과 학생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하다.
전남의 한 지역이었던 광주지역은 많은 것이 전남과 같이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친일인명록에 등재된 광주 전남출신의 친일인사만 154명에 이른다. 여기에 타 지역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친일부역자들을 합하면 그 수는 상당할 것이다. 이들은 일본군, 경찰, 군수, 언론사, 판사, 일진회 같은 친일어용단체 주요간부, 음악인, 시인, 기독교 불교의 종교인, 경제인, 교육계 인사 등 각 분야에서 친일행위를 했다. 시군별로 친일인사들에 대한 행적을 찾아 지역교과서에 실음으로서 역사 앞에 죄 짓는 삶을 살지 않도록 하는 교육,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남 2대 교육감 안용백, 전남대4대 총장 김준보, 광주일고 13대 교장 조정두, 정광고등학교 초대교장 임석진은 교육계 인사들이다. 1982년 2월에 전남도교육위원회, 대한 삼락회(퇴직교장들 중심조직)등이 주축이 되어 현 광주광역시  중외공원 안에 안용백 흉상을 건립하였다. 안중근 의사의 동상과 친일파 흉상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흉상철거운동을 시작한지 20여 년 만에, 설치 된지 31년만인 2013년에 철거되었다. 잘못된 인식에서 행한 일한가지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과 역량이 소비되었다.

둘째, 학교 내 친일 일상의 문화 청산이다.

석물, 교가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는 서예글의 작가와 내용, 현판, 친일 화가 그림, 시문 등도 들어다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이는 것보다 의도하거나 인식하지 못한 채 행해지는 친일 일상이 더 큰 문제이다. 조회, 선도부, 차례 경례, 학교장 훈화, 사정회, 수학여행 등 일제잔재와 군사문화가 결합된 내용들이 허다하게 문제의식 없이 관행대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일본말을 수시로 해대고, 일본노래를 자랑스럽게 부르고 있다. 참고서 제목은 일제 전쟁용어들이 무시로 등장하고 실습도구와 기계들은 일본용어로 넘쳐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엄밀하게 정리하여 학교현장의 변화를 가져와 아이들이 무의식으로 친일문화에 젖어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제잔재의 활용방향이다. 

우리 문화유산은 자랑스러운 유산도 있지만 분명히 불명예스러운 유산도 있다. 역사에서 배우는 것도 성공한 역사속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지만 실패한 역사에서도 교훈을 얻을수 있다. 있는 데로 밝히고 그 속에서 미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철거하거나 없애는 방식보다는 그 내용을 그대로 밝히는 방식을 고민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흉상을 현 위치에서 다른 공간으로 옮기거나 폐기할 수 도 있지만 그대로 두고 그 역사와 과거를 제대로 알리는 홍보판을 같이 두는것도 교육적이라 생각한다. 실패와 잘못을 후대에 똑같이 반복하지 않게 하는 교육목표와 의도성을 갖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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